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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곧 삶" 호림, 고장난 마음의 치유[★FULL인터뷰]

  • 김노을 기자
  • 2024-01-07
가수 호림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음악, 가족, 신앙에 대해 털어놨다.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3' 출연자 호림은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한 후 인기리 방영 중인 '싱어게인3'는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 16호 가수로 참가한 호림은 아소토 유니온의 '띵크 어바웃 츄'(Think About' Chu), 이치현과 벗님들의 '당신만이', 뉴진스의 '하이프 보이'(Hype Boy)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심사위원단의 극찬, 시청자들의 진심어린 호평을 이끌어냈다. 또한 의미있는 TOP 10 명명식부터 세미파이널 무대까지 그가 선사한 다채로운 무대는 아쉬운 탈락 후에도 여전히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5년 싱글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로 데뷔한 호림은 R&B, 소울 등 흑인 음악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풀어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8년에는 첫 정규앨범 '메트로시티'(METROCITY)로 그해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음악성을 인정받은 가수다.



◆ '싱어게인3' TOP 10 진출, 이전과 달라진 마음가짐


호림은 '싱어게인3'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시즌2 때 처음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사실 그땐 제 심신 상태도 좋지 않았고, 많이 고장난 상태였기에 떨어진 게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음악을 해온 10년 중 가장 노래를 못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후 2년 정도 지나고 시즌3에 출연하게 됐다"는 그는 "예심에서 시즌2 때 불렀던 곡과 같은 노래를 불렀는데, 예심 전 '이번엔 다른 삶의 자세와 마음으로 이 곡을 부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다른 삶을 희망한 거다. 그 2년 사이에 나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다"고 말했다.

호림은 '싱어게인3'에서 뛰어난 퍼포먼스와 여유로운 무대 매너, 재치있는 입담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호림은 떨지 않고, 여유있어 보인다'는 평을 한 것에 대해 그는 "내가 별 것을 안 해도 여유가 있어 보이는 모양새가 있는 편"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사실 2022년 10월쯤 음악을 관두려고 했다"고 밝히며 "음악 관련 데이터도 다 지웠다. 그러다 신앙적으로 노선을 찾아가다가 '하나님이 나를 생긴 대로 쓰시려고 하는구나, 음악으로 쓰시려고 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여유로운 모습이 나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음악도 관두려고 할 만큼 힘들었던 호림의 마음을 다잡게 한 것은 결혼 그리고 아들의 탄생이었다고. 호림은 5세 연상의 비연예인 아내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조이를 두고 있다. 인간 호림으로도 가수 호림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을 때 자신을 사랑으로 지지한 아내와 가정을 꾸렸고, 신의 축복처럼 아들 조이가 찾아온 것.

호림은 "아내와 미리 함께 살고 있을 때 프러포즈를 했고 그 이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 아내의 남편이 되니 내가 경제력이 없다는 현 주소를 파악하게 되더라. 이후론 나는 원래 1순위가 '나'였는데 아이가 태어나자 1순위를 아들로 둬야 한다는 생각에 괴리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물이 바로 아들 조이이기 때문에 그때를 기점으로 소위 말하는 '예술병'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이가 태어남으로써 자아가 확장됐다. 꼭 나를 위해서만 음악하고 노래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고 가족과 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나는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일 정도로 음악이 삶보다 앞서 있었는데, 가족이 생기니 삶이 음악보다 먼저가 됐다. 연연하지 않게 되니 좋다"고 말하며 품 넓은 미소를 지었다.



◆ 우웃과 협업, 마다가스카르에서의 경험 녹여


호림은 지난해 10월에는 우웃(OoOoot, 본명 최규철)과 함께 가스펠 신곡 '선데이 서비스'(Sunday Service)를 발표했다. 긴 방황의 시간을 신앙으로 견딘 호림은 자신과 우웃을 '돌아온 탕자'라고 표현했다.

호림은 우웃과 협업에 대해 "(우웃은) 까데오 원년 멤버였다. 그 형이 3년 전쯤 제주도에 가서 음악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신앙을 회복하고, 문화 사역도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흥겹게 리듬 타며 묵상할 수 있는 트랙을 만들고 싶었다"고 신곡 발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나는 앨범이든 싱글이든 곡을 발표할 때 전체 패키지를 미리 계획하는 편"이라며 "우리의 이름을 합쳐 만든 'OH!'도 그렇다. 블랜딩을 하며 발전시키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 음악을 메인 삼아 한 곡으로 3명의 댄서가 춤을 출 수도 있고,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비디오를 촬영할 수도 있다. 수업도 진행하며 마지막 주차에는 논알코올 레모네이드 파티를 여는 거다"고 자신이 그린 프로젝트를 귀띔했다.

이런 계획의 배경에는 그가 20대 초반 떠났던 마다가스카르에서의 경험이 깃들었다. 호림은 "23세 때 마다가스카르 로컬 향토 교회를 갔었는데 성경 말씀이 주어지면 사람들이 잼을 하더라. 나도 그런 걸 담아서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크리스찬 베이스 컬처를 보여주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 음악은 곧 나의 삶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호림을 음악이라는 예술에 몸 담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같은 질문에 호림은 "나는 음악에 관련된 무언가라도 해야 삶이 의미가 있고, 생기가 돋고, 사는 기분"이라며 "감정의 탈출구, 감성의 해방 같기도 하다. 나를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였기 때문에 음악을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지금은 각자의 생각을 인테리어 하고 빌드업하는 세상"이라며 "나는 음악으로 그걸 하고 있다. 나의 디자인 패키지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음악을 좀 더 하고 싶다. 내가 뭘 내든 꼭 '이걸 듣는 게 지금 내게 의미가 있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 한 분만 있으면 무엇이든 진짜로 해낼 수 있다"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호림은 "앞으로도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며 "유학 다녀온 유명 셰프들도 집에서는 다 밥을 짓지 않나. 나도 그동안은 (내 음악이) 파인 다이닝이면 좋겠고, 패러다임을 벗어난 밥이기를 바랐다면 지금은 따뜻한 밥 한 공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 밥 한 공기는 언제든 필요한 것 아닌가"라며 자신이 지닌 음악적 지향점을 밝혔다.
김노을 기자 |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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