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론 제 친구가 다 외향인이고 저는 오히려 간택받는 내향인이에요. 재인이는 저의 10대 때 더 밝았던 모습을 꺼내려 했어요."
배우 장규리가 최근 tvN 토일드라마 '포핸즈'(극본 신이원, 연출 박현석)에서 '햇살 여주'로 활약했다. 모자름 없이 자라 구김살 하나 없이 해맑은데, 천재를 발견하는 비범한 안목을 가진 인물 홍재인. 장규리 특유의 눈웃음과도 매치가 잘 된 캐릭터였다.
그런데 실제 장규리는 내향적이면서 털털한 편. 그가 재인이의 극적인 성격을 구현하는 데에 얼마나 큰 노력을 들였는지 역추측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포핸즈'는 음악 천재들만 모인 예술고등학교에서 만난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경쟁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 장규리는 극 중 예민한 음악적 감각을 가진 비올리스트 홍재인 역을 맡았다. 클래식 아티스트 소속사 사장의 딸인 재인은 음악을 듣자마자 상대의 재능을 알아볼 만큼 뛰어난 절대음감을 타고난 인물. 정요(이준영 분)의 실력을 단번에 알아본 것은 물론, 어린 시절부터 비오(송강 분)와 그의 연주를 줄곧 응원해 왔다. 결국 성인이 돼 비오의 매니저가 된 재인은 정요의 실종으로 힘겨워하는 그의 곁을 묵묵하게 지키는 등, 친구와 매니저를 넘어 비오를 향한 깊은 감정까지 연기했다. 장규리는 밝고 당찬 에너지를 가진 '극강의 햇살캐' 홍재인 역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장규리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그룹 프로미스나인 멤버로 활동했으며, 2019년 '필수연애교양'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이후 '사이코지만 괜찮아', '치얼업',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 '지금 거신 전화는'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전향했다.

-'포핸즈' 종영 소감은?
▶정말 열심히 촬영했는데 많이 사랑해주시는 게 느껴져서 감사한 마음으로 요즘을 보내고 있다. 늘 부족한 게 많아 보이는데 다음에 잘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스스로 어떤 점이 부족하게 느껴졌는지.
▶감정선이 뚝뚝 끊겨 보이는 것도 있었고 연기적으로 아직 부족한 게 많아 보였다.
-실제 성격은 털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햇살 여주' 재인 역할은 어떻게 연기했는지.
▶감독님께서 톤을 많이 올려달라고 하셨다. 평소 저는 낮은 톤으로 말하는데 톤을 올리려고 했다.
-다른 캐릭터 사이에서 혼자 튀지 않을까 걱정하진 않았나.
▶다운된 분위기 안에서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저 혼자 만화 캐릭터처럼 연기하긴 했다.
-전작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도 만화적인 느낌의 캐릭터를 연기하긴 했다.
▶10대 때는 그런 톤으로 연기해야 했는데 20대 때는 현실적인 톤으로 바꿔서 연기하려고 했다. 극 안에서 분리돼 보이기 보다는 함께 있는 것처럼 보고 연기했다. '포핸즈' 때는 더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재인 캐릭터를 연기할 때 참고가 된 다른 캐릭터가 있었을까.
▶주변인에서 캐릭터를 찾는 것 같다. 제 친구가 다 외향인이고 저는 간택받는 내향인이다.(웃음) 저의 10대 때 더 밝았던 모습을 꺼내려 했다.
-실제 성격과 달리 밝은 역할이 많이 들어오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개죽이' 같은 눈웃음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웃음) 감사하게도 아직 교복이 어울린다고도 해주셨다. 보이는 이미지 때문이 큰 것 같다.

-나이대에 따라 캐릭터를 보여주려 했는지.
▶10대 때는 머리를 땋기도 했는데 20대 때는 비오의 매니저로서 갖춰입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연기적으로는 10대 때 마냥 밝고 해맑은 아이처럼 보였지만 20대 때는 10대의 성격과 연결감은 있으면서 좀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비오가 재인이에게 '사랑의 감정은 없을 수도 있겠다'는 걸 재인이도 인지했던 걸까.
▶재인이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연기했다. 비오의 마음을 알지만 재인이는 회피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비올라 연주 장면을 위해 연습한 기간도 있었는지.
▶재인이가 비올라 연주 실력이 뛰어난 설정은 아니어서 대역을 붙여주시겠다고 했는데 제가 직접 연기하고 싶어서 레슨을 두 달 정도 받았다. 악기 잡는 법부터 배웠다.
-어머니가 음악을 하셨다고 알려졌는데.
▶어머니가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이었다. 제가 연기하는 걸 보고 이상하진 않다고, 잘했다고 말해줘서 다행이다 싶었다.
-처음 '포핸즈' 대본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나.
▶저는 음악이 주는 힘을 믿는 사람이고, 음악으로 위로를 받는 사람이어서 클래식을 해보고 싶었다.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청춘의 이야기가 되게 좋았고, 재인이가 저에겐 되게 매력적이었다. 세상이 천재를 무서워할 수 있다고도 보는데 재인이는 천재를 세상에 보여주는 데에 애쓰는 사람이어서 멋있다고 생각했다.
-재인이처럼 장규리 배우도 다른 사람의 어떤 장점을 잘 발견하는 편인가.
▶저도 다른 사람의 장점을 잘 캐치하려는 편이다. 다른 사람의 어떤 장점을 발견했을 때 내가 뭘 도와주면 장점이 잘 보일까 생각하는 편이다.
-재인이에게 비오는 어떤 존재였을까.
▶작가님이 비오와 재인이는 어릴 때부터 친했고, 재인이가 부모님이 이혼했을 때 비오의 음악을 듣고 큰 위로를 받았다는 설정을 들었다. 재인이는 비오의 음악을 듣고 자신을 감싸주는, 위로해주는 음악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재인이처럼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편인가.
▶저는 재인이처럼 막 다가가진 못하는데 조용히 플러팅하는 편이다.
-송강, 이준영 배우의 교복핏은 어떻게 보였나.
▶둘이 서있는 것만 봐도 모델 같이 멋있었다. 저희 셋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저도 마냥 기뻐하면서 교복을 입은 건 아니었는데 교복이 워낙 예뻐서 감사한 마음으로 입었다.
-송강 배우도 내향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장에서 어떻게 친해졌나.
▶(이준영까지) 셋 다 내향형인데 송강 오빠가 장난기가 많았다. 일부러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한 것 같다.
-내향인 배우 셋 중 누가 분위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간 편이었나.
▶(송강) 오빠가 아무래도 맏이여서 주도를 한 것 같다. 준영 배우와 제가 같은 년생이지만 생일이 달랐는데 둘이서도 호칭 정리를 잘 해보라고 말해줬다. 이준영 오빠가 96년생 친구들이 많아서 꼬일까봐 제가 동생인 걸로 호칭 정리가 됐다.
-이준영 배우가 군 입대를 할 때는 어떻게 송별해줬는지.
▶얼마 전에 오빠랑 연락했는데, 오빠 얼굴이 좋아 보여서 제가 오빠한테 '군대가 체질인 것 같다'고 했다. 오빠 마음이 편해보이더라.
-송강, 이준영 배우 중에 장규리 배우의 이상형에 가까운 쪽은?
▶재인이로 연기를 해서인지 송강 오빠의 눈을 많이 봤는데, 눈이 보석 같더라. 의리로 송강 오빠를 꼽겠다.(웃음)
-극 중 키스신에 대해 '뜬금없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그런 반응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비오와 재인이의 서사가 충분히 그려지지 않아서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재인이는 비오를 오랜시간 좋아했고, 남녀의 키스라기 보다는 힘들어하는 비오에게 심폐소생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

-비오가 재인이에 대해 '후회남'이 되길 바라는 반응도 있다. 결국 비오는 어떻게 될까.
▶재인이도 누군가를 그렇게 오래 좋아한 게 귀한 경험일 거라 생각하고 재인이 나름의 성장을 할 것 같다. 비오가 후회를 하든 안 하든 재인이는 똑같을 것 같다.
-'포핸즈'가 세 주인공의 성장을 어떻게 그려냈다고 생각하는지.
▶결국 다들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재인이 나름대로도 성장을 한 것 같다. 마지막에 재인이는 비오랑 친구인 듯 썸인 듯한 관계로 나온다. 재인이는 비오가 삶의 전부였지만 이후에 비오를 응원하는 쪽이 된다.
-다양한 착장을 보여줬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착장이 있다면?
▶6부에서 10년이 지난 후 비오와 재인이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프라하에서 찍어서인지 그때의 의상을 좋아한다. 뒤꿈치가 까지긴 했지만 해외 촬영 스케줄이 타이트해서 빨리 찍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장규리 배우의 추구미는?
▶편한 것 많이 입고, 트레이닝복 좋아한다. 재인이와 정반대인 편이다.
-예체능계에 있으면서 많은 천재형 인재를 봤을 것 같다.
▶천재라고 느꼈다기 보다는 '저 사람은 되게 편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다르게 태어났구나 싶어서 부럽단 생각은 안 들었다.
-재인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인이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사의 대표가 된다. 그 일을 잘하길 바란다.
-지금 시점에서 욕심나는 장르와 캐릭터는?
▶안 해본 건 다 해보고 싶긴 하다. 엄마 따라 음악하는 캐릭터를 했으니 아빠 따라서 군인 역할도 하면 재미있겠다. 사극도 해보고 싶다.

-배우 활동 7년 차인데 어떤 부분에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지.
▶이번에 '포핸즈'를 하면서 여러 감정과 여러 나이대를 연기했는데 그 과정에서도 (성장을) 느꼈다.
-4년 전 인터뷰에선 '배우'란 수식어가 어색하게 느껴진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느껴지는가.
▶수식어가 중요한가 싶고 시청자께서 보이는 대로 봐주시겠다 싶다.
-재인이처럼 오랫동안 이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연기를 20년 이상 이어가고 싶다. 제가 데뷔했을 때부터 내가 준비가 다 돼서 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맡겨주시면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포핸즈'를 BL 장르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았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정요랑 비오가 음악으로 깊게 얽혀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작품은 시청자분들의 것이니 다 존중한다.
-힘들 때 어떤 음악을 듣고 힐링했는지. 요즘 추천하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엄마가 악기 하나씩 꼭 배우게 했다. 피아노, 기타 등을 배웠는데 제가 힘들 때 연주를 할 수 있게 됐다. 우효의 '민들레'라는 곡을 추천한다. '사랑이 뭘까?'라고 고민한 때가 있었는데 '사랑이 이런 건가? 나도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다.
-차기작 계획은?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이었던 영화 '완벽한 집'이 개봉할 예정이다. 오컬트에 새롭게 도전했고 화장을 거의 안 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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