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실화탐사대' 측이 '피터팬 아빠' 고 전경철 작가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실화탐사대' 최철훈 PD는 19일 공식 SNS를 통해 "지난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피터팬 아빠' 故 전경철 씨의 이야기를 방송으로 전했고, 지금도 저는 그 후속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아버님이 아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헤매던 2월부터 자신의 남은 생을 걸고 '피터팬 재단'을 준비하시던 9월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난 7개월간 저는 아버님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 왔습니다"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직감한 아버님은 그때부터 항암치료와 진통제 투약마저 중단하셨습니다. 진통제로 인해 정신이 흐려지고 기력이 떨어지면 재단 설립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면서, 고통을 줄이며 하루를 더 살기보다 맑은 정신으로 남은 시간을 재단에 바치는 길을 선택하신 겁니다"라며 고인이 생전 피터팬 재단 설립을 위해 진심을 다했음을 전했다.
최철훈 PD는 "저는 그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사람으로서, 한 아버지의 눈물에서 시작된 동화 같은 꿈이 수많은 발달장애인 가족의 희망을 비추는 등불로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아버님이 남은 생을 바쳐 열어젖히고자 했던 세상이 마침내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생전 전경철 작가는 정신연령 2~3세 수준의 중증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들을 27년간 홀로 돌봐 감동을 자아냈다. 자신의 경험을 에세이 '안녕, 피터팬'에 담아냈고 '실화탐사대',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에 출연해 아들 이야기로 전국을 울렸다.
하지만 지난 5일 오후 7시 56분, 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고인의 장례는 생전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로 진행됐다. 고인의 유해는 아들 제원 씨가 잘 보이는 양지바른 나무 아래에 묻혔다.
다음은 '실화탐사대' 측이 남긴 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MBC <실화탐사대> 최철훈 PD입니다.
지난 2월, 저는 아들을 '피터팬'이라 부르는 한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그는 6개월의 시한부 여명을 이미 훌쩍 넘긴 채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간암 말기 환자였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을 아들 제원 씨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거주 시설을 찾고 있었습니다. 종갓집 5대 장손이자 잘나가는 IT 기업의 대표. 누구에게 쉽게 머리 숙이며 살아본 적 없던 그가, 아들이 살 곳을 찾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던 그 밤을 저는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지난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피터팬 아빠' 故 전경철 씨의 이야기를 방송으로 전했고, 지금도 저는 그 후속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아버님이 아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헤매던 2월부터 자신의 남은 생을 걸고 '피터팬 재단'을 준비하시던 9월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난 7개월간 저는 아버님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 왔습니다.
3월 방송 이후 기적처럼 아들의 거처가 정해졌지만, 아버님의 삶은 오히려 더 바빠졌습니다. 당신과 아들에게 찾아온 기적이 다른 이들에게도 이어지기를, 중증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더는 당신과 같은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바라며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하셨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떠난 뒤에도 남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아버님은 '피터팬 재단'을 설립하는 일에 남은 모든 시간을 쏟으셨습니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직감한 아버님은 그때부터 항암치료와 진통제 투약마저 중단하셨습니다. 진통제로 인해 정신이 흐려지고 기력이 떨어지면 재단 설립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면서, 고통을 줄이며 하루를 더 살기보다 맑은 정신으로 남은 시간을 재단에 바치는 길을 선택하신 겁니다.
그 선택이 얼마나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는지 저는 곁에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 밖으로 피를 쏟아냈던 밤에도 그는 자신의 안위가 아닌, 남겨질 사람들의 삶을 걱정하며 당장 응급실로 가기를 주저할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그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사람으로서, 한 아버지의 눈물에서 시작된 동화 같은 꿈이 수많은 발달장애인 가족의 희망을 비추는 등불로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아버님이 남은 생을 바쳐 열어젖히고자 했던 세상이 마침내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래 <재단법인피터팬추진위원회>에 올라온 소식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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