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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닌 AI로 만들었습니다"..SNS 점령한 'AI 숏폼'의 공습 [★창간22]④

  • 최혜진 기자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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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닌 AI로 만들었습니다"..SNS 점령한 'AI 숏폼'의 공습 ④

SNS 피드를 넘기다 보면 화려한 판타지 배경과 배우 못지않은 비주얼의 인물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생성형 AI(인공지능)로 만든 숏폼 콘텐츠다. 어딘가 어색한 구석이 있지만, 스토리 전개는 중독적이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다음 장면이 궁금해진다. 쉽게 시청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최근 들어 이러한 AI 숏폼 콘텐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영상 생성 AI 모델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숏폼 시장에서도 AI 콘텐츠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AI 숏폼 콘텐츠는 왜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까. 단순히 기술 발전 때문만은 아니다. 제작비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산업적 효율성은 물론, 기존 실사 콘텐츠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장르와 세계관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스타뉴스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AI 숏폼 콘텐츠를 둘러싼 변화와 전망을 짚어보기 위해 콘텐츠 제작·유통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상위 10개 중 6개가 AI"..글로벌 플랫폼 뒤흔든 'AI 숏폼'


글로벌 숏폼 시장에서 AI 콘텐츠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기획·제작 및 글로벌 유통을 총괄하는 KT스튜디오지니 숏폼사업팀 박지훈 팀장은 "실제로 2025년까지는 실사 숏폼 드라마가 주류였으나, 기술이 발달하고 특히 시댄스나 클링 등 영상 생성 모델 툴이 발달하면서 2026년도 초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AI 숏폼 드라마가 급부상했고, 현재는 미국 시장까지 AI 숏폼 드라마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박 팀장은 "숏폼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릴숏, 드라마박스 등)의 경우는 실사 드라마 제작을 대폭 줄이고 AI 숏폼 드라마 제작에 집중할 만큼 플랫폼 업계에서 주도적으로 AI를 활용하여 숏폼 드라마를 생산 중에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릴숏, 드라마박스, 아이치이, 굿샷, 넷숏 등 글로벌 플랫폼과 직접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콘텐츠를 공급해온 IP 매니지먼트 기업 비에이블컴퍼니도 시장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비에이블컴퍼니는 숏폼 드라마 IP 매니지먼트 및 글로벌 B2B 유통 인프라 '숏플로우'(ShortFlow)도 운영 중이다.

비에이블컴퍼니 강다해 대표는 "숏폼 드라마는 롱폼 드라마를 단순히 짧게 쪼개놓은 게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라기보다 상품으로 접근하고 시작된 장르"라며 "AI 숏폼 드라마를 대부분의 상위 플랫폼에서 실제로 방영하고 있고, 최근 성과가 좋은 한 숏폼 드라마 플랫폼에서 상위 1위부터 10위 중에 6위까지가 다 AI로 만든 숏폼 드라마였다"고 설명했다.

해외 플랫폼의 수요도 커졌다. 강 대표는 "해외 플랫폼들이 한 번에 50~100편가량의 숏폼 콘텐츠를 요청할 때, 20~30% 정도는 새로운 AI 콘텐츠가 있는지를 문의할 정도"라며 "중국이나 미국 등 주류 소비 시장에서는 AI 콘텐츠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 "제작비 1억→2000만원, 기간은 2~3주"..압도적 비용 절감과 속도전


AI 숏폼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와 제작 기간 절감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 기준 50부작 숏폼 드라마 한 편의 제작비는 기존 실사 기준 1억~1억5000만 원 수준이었으나, AI를 활용하면 2000만~3000만 원 선으로 낮아진다. 기존 대비 5분의 1, 6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절감한 제작비를 마케팅에 투입해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제작비가 낮아지면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숏폼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계속해서 A/B 테스트를 거치며 소비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찾아가는 구조다.

결국 핵심은 투자 대비 수익률(ROI)인 만큼, 제작비를 낮춰 많은 작품을 시도해 흥행 가능성을 높이려는 공급자의 요구와 AI 기술이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분석이다.

제작 속도도 빠르다. 기존 숏폼 드라마가 기획부터 완성까지 국내 기준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가량 걸렸다면, AI 숏폼 드라마는 한 달 이내, 빠른 경우 후반 작업까지 2~3주 만에 마무리할 수 있다. 리드타임이 기존보다 80~90%까지 단축되는 셈이다.

다만 국내 제작 환경은 아직 중국과 차이는 있다. 한국은 토큰 비용과 인건비 등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AI만으로 숏폼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식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실사 숏폼 드라마와 비교하면 AI를 활용했을 때 제작비와 제작 기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 오피스물 벗어나 SF·판타지로..스토리와 스케일의 무한 확장


AI 숏폼의 경쟁력은 '싸고 빠르다'는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실제 콘텐츠의 스케일도 커지고 있다.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비용 문제로 촬영이 어려웠던 SF, 대규모 판타지, 시대극 등 블록버스터급 배경 구현도 가능해졌다. 공급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스토리의 확장성을 즐긴다.

기존 숏폼 드라마는 한정된 제작비 탓에 오피스물이나 자극적인 복수극 등 특정 소재와 배경에 갇히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AI 기술이 도입되면서 비용 문제로 촬영이 불가능했던 SF, 대규모 판타지, 시대극 등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의 배경 구현이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예전에는 제작 비용 때문에 찍을 수 없었던 배경들이나 스케일이 굉장히 커지고 장르와 배경이 확장되면서 왕좌의 게임'이나 '반지의 제왕' 같은 스케일의 콘텐츠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장르와 배경의 확장에 환호하고 있다. 롱폼은 긴 감정선과 연기력을 봐야 하지만, 짧은 시간 몰입감을 주고 다음 화 결제를 유도해야 하는 숏폼의 특성상 스토리의 확장성이 뛰어난 AI 적용과 잘 맞물린 것이다. 이처럼 AI는 숏폼 콘텐츠의 세계관과 장르를 확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 "왜 얼굴이 다 붕어빵일까?"..AI 숏폼 이렇게 만든다


AI 숏폼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까.

기획 단계에서는 사람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원작 IP가 있는 작품의 경우 각색 방향을 설정하는 데 일부 AI를 활용하고 있으나, 이후 스토리라인부터는 모두 사람이 하고 있어 기획 단계에서의 AI 활용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사전 제작 단계에서는 AI가 본격적으로 투입된다. 기획과 스토리라인이 준비되면 주요 공간과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을 미리 제작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실제 촬영을 통해 배우의 연기나 움직임, 카메라 워크 등의 레퍼런스를 확보해 AI 제작에 활용한다.

실제 제작 단계에서는 AI가 관여하는 범위는 넓다. AI 기술이 많이 발전하면서 창작자에 따라 초기 콘셉트 구성과 시나리오 작성부터 캐릭터·공간 디자인, 영상 생성, 음성·음악 및 최종 사운드 작업까지 콘텐츠 제작 전 영역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AI 숏폼이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획일화다.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슷한 외모와 이미지를 만들어내면서 콘텐츠가 '붕어빵'처럼 보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비에이블컴퍼니 강다해 대표는 "아직 AI가 완벽하지 않고, 데이터의 모음이다 보니 예쁘고 잘생긴 표준 얼굴을 중심으로 결과물이 나와 일괄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획일화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도 진행 중이다. 강 대표는 "AI를 통해 만들어진 공간이나 인물을 바탕으로, 작품의 방향성과 캐릭터 설정에 맞게 다양한 해석과 수정을 거쳐 고유한 비주얼을 만들어간다"며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버추얼 AI 기술이 발전하면 캐릭터의 다양성도 자연스럽게 확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현재 AI가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영역은 작품만의 독특함과 의도적인 개성을 만들어내는 부분이다. AI를 활용하더라도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가 자신의 해석과 창의성을 더해 결과물을 선택하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 한국은 '테스트 중'.."K-스토리텔링과 결합"


글로벌 숏폼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과 달리 국내 시장은 아직 신중한 단계다.

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이 AI에 대한 수용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국내 플랫폼들은 여전히 한두 편씩 유통하며 테스트를 해보는 단계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AI 콘텐츠의 완성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여전히 남아 있는 반면, 중국과 미국 등 스토리 중심의 소비 시장에서는 다소 어색한 디테일보다 장르와 배경이 넓어졌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그럼에도 숏폼 시장에서 AI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숏폼 콘텐츠 시장에서 AI 활용 역량은 매우 중요한 요소임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다만 저비용의 짧은 제작 기간으로 인해 양산형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쏟아지고 있는 것은 시장 성장의 우려 요소다. 이에 차별화된 기획에 기반한 콘텐츠 제작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한국의 AI 콘텐츠는 K-콘텐츠의 스토리텔링 기반으로 차별점을 내세울 수 있는 AI 하이브리드 제작 시스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AI 숏폼 콘텐츠는 이제 단순히 제작비와 시간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넘어섰고 더 적은 비용으로 더 짧은 이야기를 화려한 세계에서 담고있다. AI의 효율성과 인간의 창의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남은 과제다. AI가 만들어갈 새로운 콘텐츠 시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살아남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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