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강동원이 '와일드 씽'으로 또 한 번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춤을 전혀 모르던 상태에서 헤드스핀까지 직접 소화하며 몸을 던졌고,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던 과거부터 언젠가 찾아올 은퇴에 대한 생각까지 가감 없이 털어놨다.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다. 극 중 강동원은 '트라이앵글'의 리더이자 댄스 머신 '현우' 역을 맡았다.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댄스 장르를 소화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퍼포먼스 연습에 매진했던 당시를 떠올린 그는 "연습을 많이 해서 데뷔하는 느낌이 들더라"며 "연습을 하도 많이 하니까 빨리 보여주고 싶었다"고 미소 지었다.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던 만큼 댄스 트레이닝은 해외 체류 기간부터 시작됐다. 강동원은 "일이 없으면 미국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는데, 미국에 있을 때 ('트라이앵글') 음악이 나와서 연습에 들어가야 했다"며 "한국에 들어가기 좀 그래서 미국에서 시작해야겠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LA에 '주스'라는 사회봉사도 하는 댄스 단체가 있는데, 거기서 춤을 처음 배웠다"며 "예전에 일주일에 한 번씩 댄서들이나 춤을 추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의 핵심 기술인 헤드스핀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주었다. 강동원은 "처음에는 윈드밀과 헤드스핀 둘 다 배웠는데 갑자기 윈드밀로 바뀌었다"며 "하지만 내가 '헤드스핀을 하고 싶다, 꼭 해야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헤드스핀을 고집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 작품 캐릭터를 선택했을 때, 꿈이 끊어질 듯하다가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게 헤드스핀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강동원의 적극적인 의사 반영으로 두 동작을 모두 소화하는 것으로 결정됐으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강동원은 "두 개 다 소화하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해보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윈드밀을 하다 부상을 당했다. 두 바퀴가 연결되기 시작할 때 갈비뼈가 아프기 시작해서 한 바퀴만 돌고 프리즈를 했다"고 토로했다.
생소한 장르에 적응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도 이어졌다. 강동원은 "제가 춤을 춰본 적이 없어서 동작을 배우다가 이래선 안 되겠다 싶더라"며 "친구인 비보이와 매일 하루 두 시간씩 연습했다. 원래 한 시간은 기본 박자만 배웠는데, 내가 리듬을 탈 줄 모르니까 리듬 타면서 걷는 것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뻣뻣해서 잘 안되더라"고 전했다.
댄스와 기존 액션 연기와의 차이점도 상세히 짚었다. 그는 "액션은 발을 땅에 붙이고 있는데 브레이크 댄스는 발이 땅에 안 붙는다"며 "거꾸로 있거나 손으로 바닥을 지탱하고 있다. 발은 처음에 스텝 하는 정도인 거고 나머지는 땅 위에 있다. 거의 손을 짚고 있어 상체의 힘이 좋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하체 발달형이라서 하는 데 한참 걸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동원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박지현, 엄태구와의 첫 만남을 회상해보기도 했다. 강동원은 "다들 별로 말이 없어서 괜찮았다"며 "처음엔 다 각자 따로 연습했다. 보컬, 래퍼, 댄스 장기가 다 다르니까 각자 연습하고 한참 뒤에 모였다"고 전했다. 이어 "팀으로서 만나서 할 때 서로 잘 모르니까 어색했다. 연습실에서 처음 만났나 그랬다"며 "처음 만나서 각자 박자를 배워와서 맞춰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들 삐그덕 삐그덕거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대 동선을 맞추는 과정에서의 고충도 고백했다. 강동원은 "무대는 센터를 잡아야 하더라. 센터 맞추기가 힘들더라. 마킹을 해놓고 안무를 하는데 다들 다른 데 가 있더라. 안무는 배웠는데 자리 잡는 건 안 배웠으니까"라고 털어놨다.
'트라이앵글' 멤버 중 현장 분위기 메이커가 누구였냐고 묻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동료 배우의 이름을 꼽았다. 그는 "박지현밖에 없다. 뻔하지 않냐"고 답해 폭소를 유발했다. 반면 엄태구에 대해서는 "평소에 얘기를 어떻게 저렇게 안 하고 살까 싶었다. 평소에 말이 없더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으로 대중의 큰 화제를 모은 것에 대해서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강동원은 "보기에 되게 화려하고 그래서 되게 많이 변신한 느낌인데 저한텐 액션 영화랑 똑같다"며 "액션 영화처럼 준비하고 스타일링 만들어낸다. 다른 건 또 다른 연예인 역할인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도 '다들 놀라겠다'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놀랄 일인가?' 싶은 생각은 있다"고 부연했다.
주변 지인들의 유쾌한 피드백을 공유하기도 했다. 강동원은 "주변 사람들이 반응을 캡처해서 보내줬다. 뮤직비디오 처음 나왔을 때 다들 좋아해 주시더라"며 "주변에 친한 사람들은 장난으로 '돈이 없어?' 물어보더라"고 전해 재차 웃음을 안겼다.
이어 강동원은 "'출연비 많이 받았냐'는 말이 있던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제작비가 많지 않았다. 쥐어짜서 만든 영화"라고 강조했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던 과거의 찬란했던 순간을 돌이켜보는 시간도 가졌다. 강동원은 "예전에 '늑대의 유혹'이 잘됐을 때 부산 극장이었나 광장을 내려봤는데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며 "진짜 말도 안 되게 꽉 차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근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위에서 그분들 보면서 신기하면서도 '언제까지 (이 인기가) 가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생각보다 되게 오래가긴 했다"고 전했다.
그는 흐르는 시간에 따른 변화를 의연하게 수용하고 있었다. 강동원은 "저도 안다. 팬도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며 "팬도 힘들어서 잘 오지도 않는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 그러니까 배우로서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의 스펙트럼이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강동원은 최근 마음속에 스치듯 지나간 은퇴에 대한 진솔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강동원은 "저는 은퇴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도 "근데 은퇴하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몇 년 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다만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그건 생각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강동원은 "저를 안 찾진 않을 거 같긴 하다. 연기자들은 그 나이에 맞는 역할이 늘 있다"며 "원래는 병이 들면 병이 든 역할을 맡아서라도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은 생각이었는데, 그건 내 생각뿐이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본업인 연기를 넘어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강동원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내가 평소에 입고 싶었던 확고한 스타일의 옷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싶어 패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현재 영화 제작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인생에서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가 너무나 많다. 직접 디자인한 가구를 판매용으로 제작해 보고 싶기도 하고, 나만의 와인을 양조해 보고 싶다는 꿈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내 본업은 영화인인 만큼, 지금은 당장 눈앞에 놓인 작품과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며 영화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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