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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홍보 영상서 수탈 증거 확보"..'100일의 거짓말' 미술 감독이 밝힌 세트장 제작 비화

최혜진 기자
"일제 홍보 영상서 수탈 증거 확보"..'100일의 거짓말' 미술 감독이 밝힌 세트장 제작 비화
100일의 거짓말 세트장/사진=tvN

'100일의 거짓말'의 양홍삼 미술감독이 제작 비화를 밝혔다.

4일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극본 류보리, 연출 유인식) 측은 양홍섬 미술 감독이 전한 제작 비화를 공개했다.

'100일의 거짓말'은 1932년 경성의 감성과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구현한 미술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유인식 감독은 "연출부, 미술팀 모두가 당시의 분위기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 특히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며 공간을 찾고, 몇 초간 스쳐 가는 한 장면을 위해서도 세트를 짓고 소품을 세팅한 미술팀의 노고가 어마어마했다"라고 전했다. 영화 '영웅' '아저씨' '타짜' 등과 드라마 '악귀' '킹더랜드' 등에 참여한 양홍삼 미술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함께 완성한 결과물이었다.

양홍삼 미술감독은 "가장 중요하게 고민했던 것은 '1932년 경성'이라는 시대를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얼마나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점이었다. 이에 미술팀은 '1932년 경성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과거지만,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현재였다'라는 하나의 세계관을 설정했다"며 "우리가 지향한 바는 단순히 과거의 모습을 고증하고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사람들의 삶과 꿈, 욕망이 깃든 공간을 통해 그 시대의 현재를 생생하게 되살리는 것"이라고 콘셉트의 차별점을 밝혔다.

또한 "일제강점기라는 억압적인 현실 속에 전통적인 조선 문화와 근대 서양 문물이 공존하는 '절충주의' 양식이 두드러졌던 만큼, 이러한 시대적 특성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와 시각적 대비에 주목했다"며 "흔히 경성은 '모던걸·모던보이'로 상징되는 근대 문화의 이미지로 기억되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저마다의 현실이 존재했다. 따라서 경성을 화려하고 낭만적인 모습으로 미화하기보다는 시대의 흔적과 구체적인 생활상을 충실히 담아내면서도, 공간이 지닌 미술적 미장센을 서로 충돌시키고 대비시켜서 현재의 우리가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00일의 거짓말 세트장/사진=tvN
100일의 거짓말 세트장/사진=tvN

양홍삼 미술감독은 "건축물의 외형뿐 아니라 거리의 간판, 상점의 구조, 실내 가구와 생활 소품 등 그 시대 사람들의 일상이 묻어나는 세부적인 요소들까지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자료가 부족한 공백의 부분은 미국과 일본, 당시 일본의 침략과 영향 아래 있었던 동시대 다른 국가의 건축 양식과 생활 문화를 참고해 공간의 구조와 분위기를 유추하고 재구성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대 일제가 국권 침탈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홍보 기록 영상, 조선인들의 이야기가 묻어 있는 영화들을 통해 수탈의 증거와 생활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100일의 거짓말'을 대표하는 주요 공간에도 각별한 의미를 담았다. 먼저 경복궁 앞에 세워진 조선총독부는 제국주의의 폭력성과 허울뿐인 명분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과 수직 기둥, 높은 계단 등을 활용해 공간의 위압감과 권력의 위선을 표현했다. 특히 적의 심장부를 상징하는 기송관실은 심장의 이미지를 공간에 녹여냈다.

유소란(김현주 분)과 유필립(이무생 분)이 머무는 희원은 근대 건축물 딜쿠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고딕풍 건축 양식과 조적식 건축에 대한 고증을 반영해 벽돌 건물 특유의 견고함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구국단 아지트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활동해야 했던 단원들의 처지를 반영했다. 한성 한의원 지하에 아지트를 마련해 서민들을 치료하는 한의원 아래에서 구국단원들 역시 서로를 보듬고 치유한다는 설정을 더했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토막촌은 그 안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조선인의 생명력과 희망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캐릭터의 서사와 관계성 역시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김태웅과 사토 신이치(진선규 분)의 공간적 키워드는 결핍, 위선, 정체성의 혼돈"이라며, "사토 신이치의 집무실은 위압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내면적 결핍과 열등감까지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검은색과 황금빛으로 양면성을 표현했고, 자신의 의상을 서재에 걸어둠으로써 결핍을 채우려는 열등감을 표현했다. 김태웅의 집무실은 서양풍의 가구와 일본풍의 그림, 벽지를 대비시켜 김태웅이 갖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을 표현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가경은 토막촌에서 이노마(홍사빈 분), 방꽃님(김라희 분)과 꿈을 품고 살아가다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조선총독부에 들어간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그의 상황과 환경을 미로의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희원의 방 벽지를 미로 같은 모양이나 기호로 보이게 디자인했다"라며 작은 요소 하나까지 놓치지 않은 정교함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양홍삼 미술감독은 "누군가는 독립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지켰고, 또 누군가는 하루하루의 생계를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시간을 견뎌냈을 것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시대를 살아냈던 사람들의 모습을 공간 곳곳에 표현했다"라며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과 의지를 현재의 우리가 공감하고 응원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00일의 거짓말'은 지난 1일 방송된 8회 시청률이 평균 10.7% 최고 11.6%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 1위에 등극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수도권 기준) 또한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10월 5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부문에서는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는 박진영(1위)과 김유정(2위)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최상위권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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