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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불암, 세례받고 남긴 말 "연기자는 구도자의 길 가야..책임 막중"

김나연 기자
故 최불암, 세례받고 남긴 말 "연기자는 구도자의 길 가야..책임 막중"
(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본부에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추모 공간은 2일 낮 12시까지 운영된다. 발인은 2일 오전 7시40분이며, 이후 장지로 향하기 전 초록우산 재단 본부를 들를 계획이다. 2026.1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지환 기자

고(故) 최불암의 장례미사를 집전한 염수정 추기경이 고인의 연기 인생과 나눔의 삶을 돌아보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의 집전으로 고 최불암의 장례미사가 거행됐다.

장례미사에서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부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날 염수정 추기경은 "우리와 함께 이 세상에서 사시다가 이제는 우리 곁을 떠나 주님 품 안에 잠드신 최불암 프란체스코 형제님의 장례미사에 함께하고 있다"며 "하늘나라로 가신 프란체스코 형제님의 영혼이 하느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이어 "푸근한 미소와 어진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며 "고인은 우리가 어렵게 살던 시절 위로와 희망을 주는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 '전원일기'의 김민재 회장,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정성이 듬뿍 담긴 따뜻한 우리네 밥상을 알려주시던 국민 아버지이자 국민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인은 일생을 연기자로서 한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고 벗이 돼주셨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연기에 오롯이 바쳐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하셨다"며 "고인의 평생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염 추기경은 고인의 신앙생활과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염 추기경은 "70여 년의 연기 인생과 달리 신앙 여정은 그리 길지 않았다"며 "최불암 형제님의 신앙 여정은 2012년 김천소년교도소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소년 수용자들을 위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인 '제로캠프'를 시작하게 됐는데, 고인이 운영위원장을 맡으셨다"며 "천주교에서 주도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알고 '천주교는 보이지 않는 일을 잘한다'고 하시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재를 털어 법무부 산하 제로캠프 사단법인을 만드셨고, 그 활동이 최불암 프란체스코 형제님의 이름으로 1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고 고인의 선행을 전했다.

고인이 세례를 받았던 순간도 떠올렸다. 염 추기경은 "그로부터 6년 후인 2018년 세례를 준비하게 됐고, 10월 마지막 날 저에게 세례를 받으셨다"며 "엊그제가 형제님이 세례받으신 지 8년이 되는 날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세례 후 김민자 도미니카 자매님과 혼인 갱신식도 해드렸는데, 자매님이 기뻐하시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3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최불암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6.10.31 /사진=김휘선 hwijpg@
30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최불암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6.10.31 /사진=김휘선 hwijpg@

염 추기경은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 어려움에 놓인 어린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소년교도소 청소년들을 위해 힘쓰신 모습을 보면 형제님의 마음 안에는 이미 프란체스코 성인이나 교황님의 영성이 담겨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인이 생전 연기자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밝혔던 말을 전해 깊은 울림을 안겼다.

염 추기경에 따르면 최불암은 지난 2018년 세례를 받은 뒤 "연기자도 수도자는 아니지만 그런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에는 알 수 없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기자는 구도자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더 신경 쓰고자 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고인은 아픈 어린이들을 돌보는 일을 소명처럼 여기셨다. 아픈 어린이들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선물, 보물로 생각하셨다"며 "그러면서도 자신을 외부로 드러내지 않고 착한 이웃이 되고자 하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고인은 아픈 몸을 치료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을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는 진정한 가족이었다"며 "고인이 남겨준 사람에 대한 사랑은 오랫동안 치료받은 이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분이 마지막까지 간직했던 희생과 봉사 정신은 이 각박하고 거친 세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유산이 될 것"이라며 "프란체스코 형제님의 뜻이 더 많은 이들을 통해 널리 퍼지길 기원한다"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편 최불암은 지난달 29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이날 오전 발인 후 여의도성당에서 장례미사를 치렀으며,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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