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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신혜선에 '관종'을 묻다 [★FULL인터뷰]

  • 김나라 기자
  • 2024-05-11
배우 신혜선(34)이 신작 '그녀가 죽었다'에서 '관종'(관심종자) 인플루언서로 변신, 스크린에 신선한 얼굴을 수놓는다.

신혜선은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15일 새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로 관객들을 찾아가며, 작품과 관련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 분)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 분)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안방극장 퀸' 신혜선의 역대급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주목을 얻고 있다. 관종 인플루언서 한소라로 전에 없던 색깔의 열연을 펼친 것. '비밀의 숲'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철인왕후'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웰컴투 삼달리' 등 다수 드라마에서 사랑스럽고 당돌한 역할을 주로 소화한 반면, 이번 '그녀가 죽었다'에선 파격적으로 비호감을 자처하고 나선 신혜선이다.

한소라는 소시지를 먹으면서 비건 샐러드 사진을 포스팅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명품 가방을 자신의 것인 척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거짓 포스팅으로 화려한 삶을 사는 유명 인플루언서다. 낮에는 성실한 공인중개사지만 동네 편의점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는 악취미를 가지고 있는 구정태의 관찰 대상이 된 후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면서 영화 속 미스터리의 시작을 알린다. 이에 신혜선은 '관종'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표현한 것은 물론, '관음증' 구정태와 강렬한 '혐관(혐오 관계) 케미'부터 이종학 역의 윤병희와 키스신까지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다.

신혜선의 열연에 힘입어 '그녀가 죽었다'는 시사회 이후 호평이 터진 바. 신혜선 또한 "저도 재밌게 봤다. 사실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진짜 걱정이 많았다. 근데 작품 자체는 무척 재밌더라. 어쨌든 저를 객관적으로 봤어야 했는데 제 모습이 너무 가증스러워서, 보면서 손발이 오글거렸다. 실제 저와 완전 다른 느낌이라.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처음 해보는 얼굴이라 좀 낯설게 느껴졌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거듭 한소라에 대해 "안 해봤던 느낌의 캐릭터"라며 새로운 변신을 강조했다. 신혜선은 "한소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진 가증스러운 인물이라, 연기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역이라 하긴 그렇고 비정상 범주에 들어가 있는 친구 아니냐. 그간 했던 작품 중에선 한소라처럼 뒤틀린 인물은 없어서 더 재밌게 느껴졌다. 여러 가지가 충족되는 역할이었다"라며 '그녀가 죽었다'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신혜선은 연신 "돌아이"라고 격한 표현을 쓰며 웃음을 자아냈다. 한소라가 '관종'이라는 비정상적 성격을 지닌 인물인 만큼, 신혜선은 "모니터 하면서도 제가 봐도 너무 징그럽더라. 인정욕은 인간의 당연한 욕망이라고 생각하지만 한소라는 그게 과격하게 표현된 역할이었으니까. 사실 그래서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많이 왔다. 특히 카페에서 남의 명품백을 자신의 것인 양 인증샷을 찍는 장면이 그랬다. 사람이 살면서 타인의 가방을 몰래 들고 촬영할 일은 없지 않나. 제가 하는 게 어색했던지 감독님과 논의를 여러 번 했다. 어떻게 하면 빨리, 자연스럽게 효과적으로 찍고 내려놓을 수 있을지 말이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눈물의 라이브 방송 신도 너무 힘들더라. 그때도 '현타'가 많이 왔다. 입술을 일부러 허옇게 죽이고, 눈물을 닦을 때도 휴지로 콕콕 찍어 닦는 게 이상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변신에 부담감은 없었다는 신혜선. 그는 "비호감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냥 재밌어서 했다. 제 기존의 이미지가 뭔지도 사실 잘 모르겠고. 그래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다' 이런 생각 자체가 없었다. 근데 사랑스러운 역할을 하면 다음엔 상반된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그녀가 죽었다'는 '철인왕후'를 찍고 있을 때였다. 아예 상반된 작품이다 보니까, 캐릭터적인 부담이 오히려 덜했다"라고 뜨거운 연기 열정을 엿보게 했다.

더불어 신혜선은 "캐릭터로만 놓고 보면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한소라의 행동이 다 이해가 안 간다. 백번 양보해서, 조금 공감을 해줄 수도 있겠다 싶은 지점은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른 사람에게 예쁨 받고 싶어하고 호감인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어 한다는 거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다들 조금씩 있지 않나. 한소라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나도 그런 욕망이 분명 있고 모두에게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관종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생각을 해보니까 '쿨한 척 하는 관종'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직업이 연예인이기에, 관심을 아예 안 받는 것도 속상하고 그렇다. 근데 직업적인 게 아니면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학습으로 사회화가 되었지만 직업적인 면과 실제 '집순이'인 제 성격과는 괴리감이 있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신혜선은 "지금도 저를 보여주는 게 힘든데, 사실 SNS는 정말 힘들더라. SNS를 즐기지는 못하는 편인 거 같다. 여행지에 가도 사진 찍을 생각을 별로 안 한다. 근데 그렇다고 어떤 사명감 때문에 SNS를 하는 건 아니다. 제 게시물을 기다려주는 팬분들이 있어서 감사드린다. 부담감 때문에 하는 건 아니고, 적당히 할 때가 되면 하는 것 같다"라고 터놓았다.

그는 "집에서는 활기차지가 않다. 여전히 그렇게 의욕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데, 최근 깨달았다. 아무것도 안 하고 사는 걸 주변에서 소소하게 알게 되시니까 만나는 분마다 '요즘도 집에만 계시냐' 묻는다는 걸. 저는 열심히 살고 있고 다만 에너지가 적을 뿐인 건데, 은둔형 외톨이는 아니다. 좀 활기차게 살아볼까 싶어 얼마 전 운동도 시작했다"라며 귀엽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신혜선은 관찰 예능 출연에 대해선 선을 그으며 어쩔 수 없는 '집순이' 면모를 엿보게 했다. 그는 "집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런 예능이 많이 있고, 저도 즐겨 보는데 정말 신기하다. 보여줄 수 있을 만한 삶을 살고 계신다는 게 말이다"라고 밝혀 폭소를 유발했다.

변요한과 재회는 어땠을까.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영화 '하루'(감독 조선호)에서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신혜선은 변요한에 대해 "나이 차이는 별로 안 나도 직업으로만 보면 엄청 선배님이다. '하루' 때는 서로 분량이 많이 안 겹쳐서 아쉬웠었다"라면서 "특히 이번엔 남녀인데 멜로가 아니라 서로 대적하는 역할이라 신선했다. 그래서 더 서로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리허설부터 너무 잘 맞았다. 보통 리허설 때는 100% 하기 힘든데도 그게 되더라. 선배님이 현장에서 리드를 잘해주셔서 재밌게 찍을 수 있었다"라고 특급 케미를 자랑했다.

현재 마동석의 영화 '범죄도시4'가 극장가를 점령한 바, 흥행 부담감을 묻는 말엔 "'범죄도시4'를 이겨먹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각자 매력이 있는 영화이니까 다 잘 됐으면 좋겠고, 극장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란다"라고 덤덤하게 답했다.

끝으로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에 대해 "MZ 스릴러"라고 표현하며 "군더더기 없다. 스트레이트로 쭉 가는 영화라 속도감 있고 지루하지 않게 보실 수 있을 거다. 자기 할말만 딱 하는 그런 작품이다"라고 자신 있게 차별점을 꼽았다.
김나라 기자 |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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