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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악역 이미지 고착화? 부담 無..재밌는 연기가 중요"[인터뷰②]

  • 김나연 기자
  • 2024-04-05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들마다 자기 연기를 보는 시선이 다른 것 같다. '내 연기에 만족한다'고 말하는 배우들은 없다.

▶맞다. 최민식 선배님도 본인의 연기에 만족한다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배우는 늘 만족할 수 없고, 만족의 비중을 높여가려고 노력하는 거다. 실력이 느는 만큼 보는 눈은 높아지고, 그렇기 때문에 100% 만족은 있을 수 없다. 그렇다고 모조리 실망스럽진 않다. 만족스러운 부분을 늘리고, 아쉬운 부분을 줄여가는 과정과 노력인 것 같다.

-철저한 준비와 동물적인 연기 사이, 김지훈은 어느 쪽에 가깝나.

▶그 중간이다. 준비를 미리 해서 철저하게 해야 하는 부분이 필요한데 현장은 늘 준비한 것과 다른 일이 생긴다. 그거에 대한 동물적인 반응은 경험치에서 나오는 것 같다. 나는 나대로 철저하게 준비하되, 다 내려놓고, 유연성을 가지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다.

▶절대적이다. 연기라는 건 기본적으로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서로 준비한대로만 하면, 보는 재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잘할수록 연기하는 재미도 크게 느껴진다. (연기를) 잘하는 사람과 호흡을 맞출 때 쾌감과 짜릿함을 느낀다. 점점 더 갈증이 생기는 것 같다.

-김지훈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궁금하다.

▶같이 하는 사람도 중요한 지점이지만, 최선의 선택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다. 이야기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고, 흥미로운지가 중요하다. 담고 있는 주제가 무거울 수도, 가벼울 수도 있는데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우선 내가 이 이야기에 공감하고, 흥미가 생겨야 한다. 그러면 내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는 판이 커진다. 이야기가 좋지 않으면, 그 안에서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김지훈은 완벽하게 궤도를 수정한 것 같다. 그러나 연달아 빌런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도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 일단은 굉장히 힘들게 판에 박힌 이미지를 깨고, 선입견을 극복하는 과정을 겪기도 했다. 기존에 제게서 볼 수 없었던 악역 이미지로 바뀌다 보니까 오히려 깨기 수월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악역은 제가 정말 힘들게 만들어낸 가상의 모습이다. 이걸 깨는 건 부담이 없고, 어려울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당장 깨겠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악역을 더 해도 상관없다. 무조건 악역을 고집해서 선택하진 않는다. 저에게 주어지는 작품 중에서 끌리고 매력적인 작품을 하다 보니까 악역을 연속으로 하게 됐는데 좀 더 이어가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이 이미지가 강해질수록 그걸 깰 때 임팩트가 셀 거고, 재밌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없어서 힘들다는 배우들의 토로가 이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너무 공감한다. 저도 1월에 '이재, 곧 죽습니다' 공개되고, 홍보 한참 한 다음에 당분간 좀 놀아야겠다고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상황이 안 좋은 걸 체감하고 있었으니까 막연하게 '여름쯤이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예기치 못하게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요즘은 작품을 하는 것 자체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요즘 김지훈을 지배하는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고민이 아예 없을 수는 없는데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할 거리도 없다. 40년 넘게 살다 보니까 저만의 가치관이 확실해진다. 크게, 멀리 생각하는 것보다는 한 발 한 발 앞을 내다보면서 살아가게 된 것 같다. 삶에 대해서 크게 기대하는 것도 없어지고, 바라는 것도 없어진다. 다만 우리 모두 열심히 사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다. 근데 그 행복을 위해서 돈도 필요하고, 명예도 필요하다 보니까 뭔갈 열심히 하게 되는 건데 그런 의미에서는 저도 배우로서 더 인정받고, 영향력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있다. 다만, 거기에 매몰돼서 뭘 한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다. 현재 시점에서 드는 생각은 하루하루 충실하게 보내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내가 오늘 하루를 돌아봤을 때 '만족스러운 하루였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게 하루, 일주일, 한 달 동안 이어지면 행복한 삶이 완성되는 거다. 하루하루 충실히 살다 보면 큰 목표도 이룰 수 있는 것 같다.

-배우로서 가지는 욕망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목표를 잡지 않는다. 결과는 제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좋은 작품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흥미가 안 생기는 작품을 하는 것보다 내가 재밌는 작품을 해나가는 게 목표다. 그런 작품을 했을 때 결과적으로도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것 같다. 하루하루 충실한 삶을 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게 아닐까 싶다.


-인터뷰③에 이어.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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