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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쇼' 파신, 김민이어야 했던 이유.."태국 신문→SNS 장악" [인터뷰①]

  • 이승훈 기자
  • 2024-02-27

"수염이 있으면 외국인 느낌이 많이 있는데, 수염이 없으면 한국인 느낌이 확 난다고 하더라고요."

배우에게 두 가지 얼굴이 있다는 건 그 어떤 장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행운이다. 오랜 시간 연기를 해도 한 가지 얼굴을 갖는 것조차 어려운 배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민은 다르다. 그는 행운아나 다름없다. 한국에서 연기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그려내면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다소 이국적인 비주얼 탓에 혼혈 혹은 외국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민은 토종 한국인으로 수염 여부와 특유의 연기 톤에 따라 다채로운 매력을 오갈 수 있다.

지난달 17일 첫 공개된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김민은 정진만(이동욱 분)의 오랜 동료이자 정지안(김혜준 분)의 무에타이 스승인 파신 역을 맡아 극의 한 축을 이끌었다. 조금은 서툴지만 묘하게 중독적인 말투로 첫 등장부터 시선을 강탈한 김민은 적재적소에서 인물들과 특별한 케미를 보여주며 극에 재미를 더했다.

이와 관련해 김민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스타뉴스 사옥에서 '킬러들의 쇼핑몰' 종영 인터뷰를 진행, 파신 역을 완벽하게 완성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만의 비결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 등을 털어놨다.


-이동욱, 김혜준과 가장 많은 신을 촬영했는데, 두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촬영할 때 현장에서의 느긋함, 화기애애함 등 좋은 걸 많이 배웠어요. 점심 식사 후 제기차기 등 게임을 통해 커피 내기를 하면서 유대감을 형성하고 친목을 다졌죠. 실제 친구들이랑 지내는 것 같았어요. 일한다는 느낌보다 친한 형들과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지내는 것 같아 촬영할 때도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아무래도 파신 역은 태국인 캐릭터라서 다른 역할에 비해 준비하는 과정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

▶외국인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민감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외국인이 한국인 역을 맡았을 때 우리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연기하면 왜곡될 수도 있잖아요. 그 때문에 저도 외국 인물을 표현하려면 그 나라의 문화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외국 친구들을 많이 만나려고 했어요.

-구체적으로 파신 역을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 고민한 지점과 어떤 부분을 강조하려고 했나요?

▶제가 파신을 연기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가장 먼저 파신의 타투는 태국어를 배우는 스터디 그룹에서 만난 태국 친구가 아이디어를 줬어요. 이마에 써진 타투는 '나는 라마 9세 통치 기간에 태어났다', 눈썹 옆에 있는 타투는 '아멘'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같은 기도문의 일종인 뜻이에요. 특히 이마에 있는 타투는 실제로 태국 사람들이 진짜 많이 하는 타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에게 이러한 타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었죠.

태국어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했어요. 태국은 배려와 존중이 많은 나라여서 욕이라는 표현 자체가 별로 없더라고요. 제가 사는 동네의 한 태국 식당 사장님 아내분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분이 '이런 말은 태국인들이 잘 안 쓴다'라고 하셔서 대사를 바꿔보기도 했어요. 그래서인지 SNS를 통해 '파신이 실제로 태국인들이 많이 쓰는 언어를 구사했다'는 반응들이 많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또 태국 신문에 기사로도 나와서 정말 감사했어요.

-'파신'하면 무에타이도 빼놓을 수 없잖아요.

▶무에타이는 노원에 있는 한 도장에 직접 가서 배웠어요. 이 관장님은 태국에서 실제로 시합도 하시는 분이에요. 시합 전적도 많으시더라고요. 저도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관장님을 뵀을 때 무도인의 느낌을 많이 받았죠. 무에타이뿐 아니라 시합 전 신에게 감사를 표해야 하는 부분, 춤을 추며 귀신들에게 예의를 전해야 하는 전통적인 의식도 배웠어요. 무에타이와 관련된 태국 문화, 예의, 의식, 춤 등이 파신을 연기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여러 사람의 조언으로 완성된 만큼 본인에게도 파신 역은 뜻깊을 것 같아요.

▶파신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저는 매체 역할만 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태국 타투의 의미를 가르쳐준 친구, 태국 대사를 알려준 식당 사장님, 무에타이에 도움을 준 관장님 등이 파신을 만든 거죠. 저는 이러한 조언을 받아 상상 속에서 움직이면서 연기를 한 거예요.

또 '킬러들의 쇼핑몰' 아트 미술팀도 너무 잘해주셨어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달력, 냉장고에 붙어있는 광고지 등은 실제로 태국에서 쓰는 물건들이에요.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제가 파신을 더 실감 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태국 사람들이 저의 지인을 통해 '고맙다'는 연락도 많이 해줬어요.

-지인들의 도움으로 외국인 역할을 누구보다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인 것 같아요. 하지만 안 그래도 이국적인 비주얼 탓에 외국인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고 있는데 디즈니+ '카지노'에 이어 또다시 외국인 역을 연기해서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 수염을 깎으면 한국 사람 같아요. (웃음) 수염이 있으면 외국인 느낌이 많다고 하는데 또 수염이 없으면 한국인 느낌이 확 난다고 하더라고요. 차기작인 영화 '열대야'에서는 한국인 역할이에요. 태국 올로케이션이라서 촬영차 현지에 가면 많이 알아봐 주실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이승훈 기자 |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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