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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소, 평생 갈 동반자들" 츄, 계약 분쟁→솔로 도약 그 후 [★FULL인터뷰]

  • 윤성열 기자
  • 2024-02-12
"저희 외할머니 손맛이 너무 좋아요."

설 이야기가 나오자, 츄(김지우·25)는 군침을 꼴깍 삼켰다. 고향에 계신 할머니가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주던 도라지무침 생각이 절로 들어서다. "외할머니가 무치는 걸 좋아하세요. 도라지무침, 더덕무침, 미나리무침... 제가 외할머니 음식을 엄~청 좋아해요." 행복한 명절 추억을 떠올리는 츄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명절에 할머니, 외할머니에게 용돈을 받기만 했는데 재작년에 역으로 드렸다"며 "좋아하는 티는 안 내려 하셨지만, 티가 좀 났던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설을 맞아 한복을 차려입고 스타뉴스에 방문한 츄. '인간 비타민'이라는 별명답게 톡톡 튀는 에너지로 인터뷰 현장을 가득 메웠다. "한복을 입으면 공주가 된 기분이랄까요. 치마를 자꾸 펄럭이게 되고, 한 번 돌게 되네요." 지난 2018년 걸 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로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데뷔 초 멤버들과 한복을 입고 인터뷰를 한 뒤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며 "(한복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매일 입고 싶다. 사극 촬영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해맑게 말했다.

"데뷔 때는 한복을 입는 자체만으로 엄청 신이 나 했죠. 그런데 염색한 머리가 안 어울리더라고요. 지금은 어두운 머리로 한복을 입으니까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입을 때마다 행복해요. 예전엔 모든 게 새로웠어요. 그땐 '한복 입고 인터뷰하면 팬들이 좋아하겠다', '잘 못 보여드리는 착장이니까 보여드릴 수 있어서 신이 난다', '사진이 예쁘게 잘 나오겠다', '아~ 살 잘 뺐다' 팬들에게 선물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홀로서기 팬들도 걱정..소속사 이적 후 안정감 찾았죠"


츄에게 작년 한 해는 어느 때보다 특별했다.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분쟁으로 인한 맘고생을 털고 다시 날갯짓을 시작한 것. 지난해 10월 발표한 첫 솔로앨범 'Howl'(하울)은 츄만의 섬세한 감성과 매력적인 음색을 그대로 녹여낸 음반이다. 데뷔 5년 만에 홀로서기에 나선 츄의 음악적 변신을 엿볼 수 있다. 앨범 동명의 타이틀곡 '하울'을 비롯해 '언더워터'(Underwater), '마이 플레이스'(My Palace), '에일리언', '히치하이커'(Hitchhiker) 등 총 5곡이 수록됐다.

츄는 "솔로 활동이 처음이다 보니까 팬들은 걱정하더라. 기대도 크지만, 혼자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까 봐"라며 "크게 부담감은 없었다. 팬들이 걱정하신 것보다 너무 즐겁게 해냈다.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좋은 기억으로만 남았다. 스타트를 잘 끊고, 선명하게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하고자 하는 목표에 한 발짝 다가간 한 해였다"고 돌아봤다.

'하울'은 미국 음악 매체 빌보드가 꼽은 '2023년 최고의 K팝 송 25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솔로 가수로서 츄의 음악적 역량을 인정한 것. 빌보드에게 선택받은 여성 솔로 가수는 츄가 유일하다. 글로벌 아티스트로 성장한 츄는 지난해 12월 6개 주요 도시에서 미주 투어를 돌며 무대에 대한 갈증을 채웠다.

"제 이름을 걸고 미주 투어를 한다고 들었을 때 바로 설렘으로 가득 찼어요. 미국 팬들에게 오히려 더 큰 사랑과 에너지를 받았어요. 무대를 하는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된 투어 일정이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즐겁게 하고 왔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브로 혼자 무대를 채웠는데, 너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걱정보다는 열정이 넘쳤어요. 저의 에너지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죠."

츄의 새로운 도약을 물심양면 지원한 소속사 ATRP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있지 않았다. ATRP는 아이돌 그룹 B1A4, 오마이걸을 배출한 WM엔터테인먼트에서 총괄 이사를 역임한 김진미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신생 기획사다. 츄는 지난해 4월 ATRP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츄는 "너무 감사하게도 내가 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영역을 나보다 더 연구해 주시고 나한테 용기를 계속 불어넣어 주신다"며 "덕분에 내가 뭘 했을 때 가장 즐겁고 잘하는지 알게 됐다. 그렇게 '하울' 앨범을 준비할 때 받고 얻은 게 크다. 좋은 직원분들과 회사 분위기 덕분에 안정감을 찾고 활동할 수 있었다. 성장을 크게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365일 아이유♥..강하고 단단하게 빛나고파"


츄는 첫 솔로 활동에 대한 자체 평가로 10점 만점에 8점을 줬다. "시작을 잘했다고 생각해서 높은 점수를 줬지만 사실 긴장도 많이 했어요. 아직 무대에 대한 갈증도 많이 있고요."

이제 겨우 시작점을 지났을 뿐이다. 솔로 가수로서 츄가 지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츄는 "내 한계를 허물기 위해 사람들이 기대하고 많이들 아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시작한 것 같다. 다른 장르도 무한하게 시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사실 '하울'은 나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곡이었다. 이 곡이 가진 메시지나 대중이 느끼는 감동을 비슷하게 나도 느꼈기 때문에 만족하고 감사하고 있다. 올해 초에도 팬들한테 드릴 수 있는 작은 선물을 계획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츄의 음악적 롤모델은 아이유다. 츄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노래에 녹여서 자유롭게 음악 활동을 하시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갖게 하는, 언제나 빛나는 그런 모습이 가장 닮고 싶다"며 "아이유 선배님처럼 강하고 단단하게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아직 아이유를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츄는 "만나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지금은 영상으로만 365일 뵙고 있다. 선배님의 노래를 매일 보고 듣는다. 가장 많은 연습하는 노래도 선배님의 곡이고, 좋아하는 스타일도 선배님의 스타일이다. 장르 불문하고 내셨던 모든 곡들, 리메이크 곡들까지, 선배님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아이유에 대한 열렬한 팬심을 드러냈다.

가장 좋아하는 아이유 곡으로는 2017년 정규 4집 'Palette'(팔레트)에 수록된 '이름에게'를 꼽았다. 츄는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버스에서 창가에 기대 들었던 곡"이라며 "자존감이 낮았던 시기에 가사가 가장 많이 와닿았다. '모든 이름들에게 그대로도 예쁘고 아름답다. 내가 네가 어디에 있든 너의 이름을 외칠게'는 뜻을 가진 곡이어서, 그 곡을 듣고 많이 감동받고 설렜다. 나도 이런 메시지가 담긴 곡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의 청소년 성장기에 가장 큰 위안을 준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달소 멤버들=동반자..힘들 때 제일 걱정"


지금은 뿔뿔이 흩어졌지만, 여전히 이달의 소녀 멤버들은 츄가 가장 의지하고 응원하는 든든한 동료다. 힘들 때나 기쁠 때나 늘 동고동락하며 끈끈해진 사이다. "멤버들과는 일주일 전에 스키장도 같이 다녀왔어요. 심심하면 번개로 자주 만나고요. 배고프면 같이 밥 먹고, 네일아트하고 TV 보면서 무대 보면서 옛날얘기도 하고 부끄러워하고 그래요."

츄는 이달의 소녀 멤버들에 대해 "내 속마음을 가장 빨리 털어놓게 되고, 힘들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사람들"이라며 "다들 눈치가 빨라서 전화했을 때 목소리가 아프면 바로 달려온다. 가족도 그렇게 하기 힘든데, 힘들 때 나를 제일 걱정해주는 소중한 친구들이다"고 애정을 표했다.

이달의 소녀 멤버들은 루셈블(Loossemble), 아르테미스(ARTMS) 등 각각 다른 소속사에서 걸 그룹을 재결성해 가수로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츄는 "멤버들은 서로 성장하는 걸 오랫동안 봐온 동반자"라며 "무대를 보면서 '하고 싶었던 게 이런 거구나', '날아다닌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는 모습도 보였다. 평소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해보고 싶다'고 했던 것들이 이뤄지는 과정을 옆에서 보니까 뿌듯하다"며 멤버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멤버들끼리만 소통하는 단체방도 존재한다. 단체방 제목에는 이달의 소녀를 상징하는 '달' 모양을 넣었다고. "어른들은 학교 친구들이 평생 간다고 하는데, 아이돌 문화에선 한 번 팀이었던 멤버들이 평생 간다고 생각해요. 같이 힘들 때 힘들고, 행복할 때 행복했으니까 가장 잘 알고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과거엔 동업자였지만 이제 동반자예요. 뭔가 기대게 되는 사람들이죠."

다재다능한 츄는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는 채널A 서바이벌 프로그램 '강철부대3' MC, TV조선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 마스터로 활약했다. 그는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예능에 대해 "노래하는 콘텐츠를 보면 힘을 받는다"며 "'싱어게인'처럼 노래하는 걸 볼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 자리에 도전하고 싶다. 지금은 너무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대선배들처럼 후배에 개인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츄는 유튜브 채널 '지켜츄'를 통해 친환경 리얼리티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그는 "환경 보호에 옛날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몰랐던 시기에 나한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며 "같이 함께 배워나가는 입장에서 구독자분들에게도 알려드리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 환경 얘기가 나오면 진심으로 열띤 토론을 하게 된다. 평소에도 리사이클링 리필샵도 가보고, 분리수거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음악 활동도 더 왕성히 할 계획이다. "여자 솔로 최초로 빌보드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해 듣고 욕심이 커졌어요. '하울'이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앨범 활동을 더 자주 하고 싶어졌어요. 팬들과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콘서트를 열고 싶어요. 가능해지면 지방으로도 팬들을 만나러 가고 싶어요. 음악적으로도 한층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 같아요.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중적 이미지 말고도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츄는 팬들을 향한 애정 어린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많은 사랑으로 안아 주시고 용기도 주시고,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항상 매 순간 옆에 계셨던 것 같아요. 2024년도에는 좀 더 행복한 일만 많이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새해 꼬띠(츄 팬덤) 분들 설렘이 가득한 새해 시작하세요. 항상 건강하세요."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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