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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김영옥 "임영웅 '모래 알갱이', 어쩜 그렇게 영화와 잘 맞는지" [★FULL인터뷰]

  • 최혜진 기자
  • 2024-02-11
배우 김영옥에게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은 현실과 맞닿아있다. 어느덧 노년이 된 그는 '소풍'을 통해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 골똘히 생각했다. 또 존엄사, 연명치료 등에 대한 현실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가지게 됐다.

김영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소풍' 관련 인터뷰를 갖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풍'은 절친한 친구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 은심(나문희 분)과 금순(김영옥 분)이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풋풋했던 16살의 추억을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극 중 김영옥은 금순 역을 맡아 나문희가 분한 은심과 소녀 시절부터 황혼기까지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며 오랜 우정을 과시하는 사이를 연기했다.

김영옥은 '소풍'에 대해 "우리 얘기가 그대로 반영된 영화였다"며 "흘러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낸 거 같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것은 '건강'이었다. 김영옥은 "모두가 건강한 상태에서 나이를 맞는 게 아니다. 백세시대에서 건강하면 얼마나 좋겠냐. 정말 중요한 건 건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영옥은 "이 나이에 (건강이)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그것보단 무뎌지는 부분이 있다. 지병이 없어 (다른 노인보다) 조금 낫게 살고는 있지만 몸으로 (감각을) 잘 못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작은집 할머니도 고혈압, 중풍으로 쓰러지셨다. 그런 걸 봐 와서 고충은 안다. 그땐 요양원도 없어 하나가 쓰러지면 가족들이 씻겨주고 돌봐줬다. 그걸 다 가정에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근데 지금은 '내가 다스릴 수 있어야 하는구나', '건강은 본인이 잘 챙겨야겠다'를 작품을 통해 느꼈다"고 전했다.

작품에서는 존엄사, 연명치료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진다.

이와 관련해 김영옥은 "연명 치료에 대한 얘기는 아들, 딸과 많이 나눈다. 의식이 오락가락할 때 그걸 오래 끌지 않으려는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한다"며 "이번에 그 문제에 대해 고려해 주면 좋겠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닌데 의료행위로 끌고 있는 게 말도 안 되는 거다. 내 의지로 할 수 있을 때가 행복이지, 꼼짝도 못 하는 걸 누가 원하겠냐"고 전했다.

김영옥은 평소 유언에 대해 생각을 하는 편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유언을 수도 없이 흘리고 다닌다. 집에서뿐만 아니라 동료들한테도 말한다. 애들이 어릴 때부터 많이 아팠다. 그래서 옆에 있던 동료 배우들한테 '나 죽으면 우리 자식들 어루만져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배우 박원숙은 나한테 '유언은 수도 없이 하면서 똥칠할 때까지 산다'고 하더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소풍'은 노인들의 우정, 삶 외에도 그들의 가족 이야기도 조명한다. 이러한 소재들은 김영옥의 눈물을 자극한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소풍'을 보며 눈물을 흘린 적 있다고 밝힌 김영옥은 "내가 한 연기를 보고 내가 우는 것처럼 못난 게 없다. 근데 울컥 올라오더라. 내 가족사도 복잡한 게 있어서 여러 가지가 생각이 나더라"고 말했다.

김영옥은 복잡한 가족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그는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손자를 8년째 돌보고 있다고 고백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옥은 "손주가 다친 얘기를 조금씩 조금씩 하긴 했었는데 '금쪽 상담소'에서 얘기를 다 했다. 고민이라기보단 내가 손주를 데리고 있는 걸 측근에서 '어떻게 그러냐'고 얘기를 많이 한다"며 "자식이 불구자가 됐을 때 케어하는 사람이 많지 않냐. 내 손자니까 사랑을 바탕으로 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옥은 자신이 돌보고 있는 손자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이제 애 아빠가 데리고 간다고 했는데 이제 내가 못 보내겠더라"고 털어놨다.

'소풍'에서는 특별한 OST도 등장한다. 바로 가수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다. 김영옥은 '임영웅 팬'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는 임영웅의 OST 참여에 기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영옥은 "감독님이 (임영웅에게) 편지까지 보냈다더라. 나는 임영웅이 날 보고 참여해 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이 영화에서 잘 대우를 안 해 줬을 텐데 참여해 준 거 보면 나와의 인연 때문인 것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김영옥은 OST로 삽입된 '모래 알갱이'에 대해 "그 음악이 어쩜 그렇게 잘 맞냐. 내 욕심은 (영화) 처음에도, 중간에도 넣는 거였다. 그런데 안 됐다"고 밝혔다.

김영옥은 임영웅의 팬이 된 계기도 밝혔다. 그는 임영웅이 지난 2020년 출연했던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을 언급하며 "내가 원래 '미스터트롯'을 보지 않았다. 처음부터 거기에 빠져서 좋아하진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내가 상처를 받고 있던 상황에서 '미스터트롯'이 볼 만하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이어 "슬픔은 슬픔으로 잊는다고 하지 않냐. 임영웅이 노래를 하는데 정말 내 가슴을 찌르더라. 감성이 남다르더라. 마치 내가 그 경연장에 있는 거 같았다"며 임영웅의 감성에 푹 빠져들어 팬이 됐다고 전했다.
최혜진 기자 |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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