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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쓰고 죽으려 했다" 주호민 '특수교사 신고 역풍' 눈물 고백 [종합]

  • 윤성열 기자
  • 2024-02-01
웹툰 작가 주호민이 발달 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 A씨를 경찰에 신고한 이후 거센 역풍을 맞았을 당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고 고백했다.

주호민은 1일 개인 방송을 통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가족들도 잘 지내고 있다"며 "아시다시피 6개월 동안 송사가 있어서 처리하고 있었다. 오늘 결과가 나와서 그것에 말씀드리고 그동안의 근황도 얘기하고 오랜만에 인사도 드리려고 한다"고 근황을 밝혔다.

주호민은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진 뒤 여러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지만 거절했다고 전했다.

주호민은 개인 방송으로 입장을 밝히는 이유에 대해 "지상파나 지면에서 풀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시간 제한이 있지 않냐. 지면의 제약도 있고 그렇게 되다 보면 나의 진의가 왜곡될 수도 있고 축약하는 과정에서 날라갈 수도 있으니까 시간 제한 없이 마음껏 얘기할 수 있는 개인방송에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지난 2022년 9월 자폐증 증상이 있는 아들 B군을 학대한 혐의로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 B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고 발언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B군은 2022년 9월 5일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분리 조치됐다. 주호민은 분리 조치 이후 B군이 평소와 달리 불안 증세를 보이자 B군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증거를 수집했고, A씨의 아동학대를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해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사건과 맞물려 교권 침해 이슈로 부각됐고, "무리하게 고소한 것 아니냐"며 주호민을 향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주호민은 "(A씨를 신고한 이후) 어마어마한 비난이 쏟아졌다"며 "서이초 사건으로 인해 교권 이슈가 엄청 뜨거워진 상황이었다. 민감도가 엄청 올라간 상황에서 그 사건과 엮이면서 완전 '갑질 부모'가 되면서 모든 분노가 저희에게 쏟아졌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당시 너무 힘든 나머지 아내에게 일을 키웠다며 비난했다고 고백했다.

주호민은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최악의 못난 모습이었다"며 "그런 사건이 벌어지고 악플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아내한테 비난을 했다. '왜 이렇게 일을 키웠냐', '너 처남하고 뭘 한 거냐'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 아내는 아내대로 얼마나 답답했겠냐"고 반성했다.

주호민은 이어 "남편이 해결 의지도 안 보여서 처남이랑 어쩌고 저쩌고 하고 있는데, 어떤 기사들이 날 때마다 '이건 또 왜 그랬어'라고 아내를 비난한 거다"며 "지금은 왜 했는지 아는데, 당시 기사 내용만 믿고 나도 네티즌처럼 똑같이 엄청 비난했다"고 털어놨다.

주호민은 당시 왜곡된 언론 보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A씨에게) 행동 전문가를 소개 시켜드렸더니, 기사에는 '내가 아는 행동 전문가가 있으니 상담 좀 받으세요'라는 식으로 나갔더라. 뉘앙스가 전혀 다르다. 기사들이 미친 갑질 부모처럼 나가더라"며 "(A씨에게) '너무 조심스럽게 고려해 달라'고 한 것들이 '우리 애는 우리가 잘 안다'라는 식으로 나가니까 미치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걸 해명하려면 장애 아동의 특수성도 이해를 시켜야 하는데 솔직히 혓바닥만 길어지지 않나"며 "당시 분위기가 어떤 해명을 들어줄 분위기도 아니고, 6페이지 짜리 입장문을 내면 60페이지 짜리 욕이 돌아오는 상황이었다. 이건 너무 억울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주호민은 억울함 마음에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주호민은 "기사 터지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머지 가족이 살아가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아내에게 '다 내가 했다고 해라. 나는 죽겠다'고 말했다. 그날 결심해서 유서를 쓰고 있었다. 번개탄도 샀다"고 회상했다.

주호민은 당시 큰 힘이 되어준 웹툰 작가 김풍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주호민은 "(유서를 쓰다) 갑자기 풍이 형이 생각나더라. 풍이 형 목소리가 듣고 싶더라. 전화를 했다. 풍이 형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음이 터졌다. '형 그냥 죽을려고요' 엉엉 울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주호민은 또한 "형이 '그대로 가만 있어 봐. 지금 갈게'라며 집으로 달려왔더라"며 "그러던 사이에 아내가 내 상태가 안 좋은 걸 알고 교회 목사님을 집에 모셨다. 목사님이 같이 기도를 해주셨는데 교회 다닌지 몇 달 안 됐을 때였다. 그날 목사님이 기도를 해 주시면서 내내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 목사님이 기도해 주시는 동안 눈물이 줄줄 흘렀다. 겨우 덕분에 안정을 찾았다. 풍이 형도 와서 다독여 주고 '이상한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목사님도 풍이 형도 고맙다. 풍이 형이 계속 전화해 주시면서 살펴주신다"고 전했다.

한편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이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주호민은 선고 당일 개인 방송을 켠 이유에 대해 "선고 후 2~3일 지나면 그 사이에 또 이야기 불고 불어서 여러 가지로 왜곡이 되고,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게 되기 전에 제가 제 입장으로 이야기하는 게 억측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주호민은 이어 "형량에 대해선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며 "유죄가 나와서 기쁘다거나 다행이다는 생각도 전혀 없다. 본인의 아이가 학대를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리가 없지 않나. '학대를 당했구나'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거다. 여전히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해결된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또한 "내 아이가 있던 특수학급은 선생님이 그렇게 되면서 선생님이 부재 중인 상태가 됐다"며 "그래서 기간제 교사 밖에 올 수가 없었나 보다. 15개월 동안 7번이나 선생님이 바뀌었다고 하더라. 자폐아이들은 선생님과 오랫동안 있으면서 유대를 형성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그렇게 되다 보니 그 아이들도 굉장히 힘들고 부모님도 엄청나게 힘들고 그런 것 때문에 아직도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윤성열 기자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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