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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 아이콘' 임재혁, 고민보다 GO [★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3-02-20
우연히 들어선 배우의 길은 운명이 됐다. 탄탄대로가 아닌 비포장 도로를 달리면서도, 세상이 모두 나를 알아주지 않는 느낌이 들 때도, 그는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다. 달리다 보니 기회는 찾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양대수'로 분한 임재혁은 극한 상황에 처한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렇듯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리며 한 단계 도약했지만 임재혁은 자신이 잡은 기회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여전히 초심(初心)을 기억하고자 한다. 좀 더 나은 배우의 꿈을 안고, '고민보다 GO'를 외치는 임재혁의 미래는 밝다.

지난해 '2022 Asia Artist Awards'(이하 '2022 AAA')에서 AAA 아이콘상을 수상한 임재혁이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못 다한 수상소감과 더불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AAA'에 처음으로 참석한 임재혁은 "시상식이 태어나서 처음이라서 너무 떨렸다. 무대에서 앞을 봤는데 조명 때문에 잘 보였지만,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너무 떨려서 무슨 말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 맞게 했는지도 모르겠더라"라고 말했다. 임재혁의 '2022 AAA' 수상은 가족들에게도 큰 힘이 됐다. 임재혁은 "당시에 할머님이 편찮으셨는데 그때 제 수상 사실을 아시고, 기력을 되찾으셨다. 일본에서 오자마자 트로피를 할머니께 드리고 왔다"고 말했다.

특히 임재혁은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을 당시 소감인 "I'm ready to drink until next morning"(내일 아침까지 마실 준비가 됐다)를 인용한 수상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실제로도 뒤풀이가 예정돼 있어서 아침이 찾아올 때까지 열심히 달렸다"고 웃었다.

'2022 AAA'가 열린 일본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팬과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는 임재혁은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교복 입으신 일본분들이 오셔서 '포토?'라고 물어보셔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한국에서도 간혹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고, 몇 개월 전에는 밥을 먹는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잘 봤다고 해주신 분들도 있어서 감격스러웠다"고 전했다.

임재혁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전 세계에 얼굴을 알렸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총 93개 국가에서 '오늘의 톱 10'에 올라 지난해 공개된 한국 콘텐츠 중 가장 많은 국가의 톱 10 리스트에 포함됐다. 공개 열흘 만에 3억6102만 시간 누적 시청을 달성하며 비영어권 TV 부문 역대 톱 10 리스트에도 올랐다. 그 중심에는 배우 임재혁이 있었다.

작품 하나하나가 간절했던 임재혁은 '지금 우리 학교는'의 오디션 당시 청심환에 의지해야 했다. 그는 "2019년 당시의 저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떨지 말고, 긴장하지 말고 하라고 해주고 싶다. 청심환을 먹었는데도 떨렸던 것 같다"며 "오디션을 대수 역으로 본 건 아니고 공통 대본이 있었다. 저는 제 스타일대로 연기를 했는데 제작진 분들이 대수라는 배역에 잘 맞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

임재혁은 액션스쿨도 처음 경험했다. 그는 "정말 빡셌다. 누군 토할 정도로 빡세게 했는데 그만큼 도움이 됐다"면서 "그러면서 캐릭터를 위해 30kg 정도 체중을 증량했는데 쉽지 않았았다. 많이 먹으니까 속이 자주 쓰리고, 소화가 잘 안 되고 건강이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바지 사이즈가 늘어났기 때문에 지금까지 입던 옷을 못 입기도 했다. 지금은 많이 뺀 상태긴 하지만 조금 더 빼야 한다. 늘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웃었다.

임재혁에게 '지금 우리 학교는'은 대표작이자 배움과 변화의 발판이 된 작품이다. 그는 "사실 어벙벙했다. 드라마가 공개된 후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 게 처음이었다. 작품이 잘 돼서 좋고, 감독님과 스태프, 함께했던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며 "다들 너무 잘 됐고, 촬영 당시에는 일주일 내내 붙어서 생활했기 때문에 밥을 같이 먹고, 커피 마시다 보니까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 (안) 승균이와 (이) 유미는 같은 94년생이기 때문에 속마음도 많이 얘기하고, 고민도 많이 얘기했다. 또 두 배우는 연기를 워낙 잘해서 대본을 보고 제가 미처 생각 못 한 걸 생각해오는 경우가 많아서 많이 배웠고, 또 자극도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우리 학교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아르바이트를 그만 뒀다는 점이다. 앞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지금 우리 학교는' 이후에도 제 통장은 다를 바가 없다. 틈틈이 대리운전, 가구 옮기는 아르바이트 등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재혁은 "'지금 우리 학교는' 덕분에 저를 많이 찾아주셔서 지난해 여름 이후로 아르바이트를 안 하게 됐다. 너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제자리에서 맴도는 것만 같았던 배우의 길, 조금씩 안개가 걷히고 걸어가야 할 앞이 보이는 셈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를 수석으로 입학한 것으로도 유명한 임재혁은 "20살 때 다른 학교를 다니다가 군대를 빨리 갔다오자고 생각해서 부모님께 말도 안 하고 해병대 시험을 몰래 봤다. 너무 죄송한 얘기지만, 합격 문자가 날라온 다음에 말씀드렸다. 근데 2학기 등록을 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아버지가 화를 내셨다. 군대에 가니 2학기 성적이 당연히 올 F였고, 부모님은 성적표를 보자마자 손이 바들바들 떨리셨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막상 군대를 갔는데 일병이 끝나고 상병이 되니까 '나가서 뭐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휴가를 나가서 아버지께 다시 입시를 준비해 보겠다고 하니까 '마음대로 해라'라고 하셨다. 그때부터 책을 읽고 살을 빼고, 입시 독백을 준비했다. 휴가를 나가서 한예종 시험을 봤는데 운이 좋게도 수석으로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들어선 배우의 길, 임재혁에게 후진이란 없었다. 이유는 단 하나, 태어나서 연기만큼 재밌는 일은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모든 직업을 경험한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는 연기만큼 재밌는 일을 해본 적이 없다. 이렇게 재밌는 일을 두고 다른 일을 할 필요는 없다. 만약 살면서 연기보다 재밌는 일을 찾는다면 저는 그 일을 할 것 같다"며 "연기가 아직까지는 너무 재밌고, 현장에 가는 게 마냥 설렌다. 선배님들이 분명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이 올 거라고 하지만, 저는 그 시점이 올 때까지는 현재를 즐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임재혁에게 2023년의 목표에 대해 묻자 "지난해만 같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꿈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루 건너 촬영 가고, 바쁘고 몸은 힘들지만 행복했다. 자고 일어나면 꿈은 순식간에 지나버릴 정도로 짧게 느껴지지 않나. 저에게는 지난해가 그런 해인 것 같다. 정말 꿈 같이 지나갔다"고 말했다.

임재혁은 연기 인생의 큰 '변화'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냥 오롯이 나아가고 싶을 뿐이다. 좋은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으로서 말이다. 그는 "학교 다닐 때는 누구보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커서 24시간 연습실에 붙어있고, 연습하고, 공부했다. 지금도 집에서 대본을 보고,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공부한다. 연기일지는 물론이고 시도 쓴다"며 "이러한 노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 먼저 돼야하는 것 같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이기적이거나 욕심을 부리면 그게 연기에 묻어나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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