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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피아노→무용, 도태될까 두려웠던 청춘..50대 넘어 쉬어"[31회 BIFF]

  • 부산=김나연 기자
  • 2026-10-09
배우 류승룡이 쉼 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며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뒤늦게야 '건강한 쉼'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9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액터스 하우스'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류승룡이 참석해 자신의 삶과 연기 인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류승룡은 평소 연극과 영화를 많이 본다며 "좋은 음악을 듣는 것도 그렇고, 그런 시간들이 저를 건강하게 해준다. 다양한 인물을 담아내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경험도 꽤 많이 해봤다. 여행도 많이 다녔고, 삶 속에서 여러 경험을 했다"며 배우로서 자신을 채워온 시간들을 떠올렸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경쟁 속에서 살아왔다고도 했다. 류승룡은 "제가 1970년대생인데, 초등학교 때 한 반에 65명에서 70명씩 있었고 15반까지 있었다. 오전반, 오후반도 있었다"며 "계속 경쟁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 심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재수생, 삼수생도 많았고, 가만히 있으면 도태된다는 강박이 있었다"며 "아르바이트도 하고, 피아노도 배우고, 짧은 다리로 무용도 했다. 배우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은 꾸준히 계속 해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고 했다. 류승룡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두려움 때문에 제 자신에게 여유로운 선물을 한 번도 해주지 못했다"며 "그러다 결혼을 했고, 영화라는 매체를 시작하게 됐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책임감도 점점 커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쉼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50대를 맞았다고. 류승룡은 "어느 순간 힘들 때 그 힘듦을 저만의 방법으로 잘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제주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며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류승룡은 "그전까지는 저한테 선물을 한 번도 안 줬던 것 같다. 계속 밀어붙이기만 했다"며 "치열하게,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았지만 제 자신을 도닥여주거나 그때그때 필요한 휴식을 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레길을 걸으면서 비우는 시간을 가졌다. 무엇이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생각하게 됐고, 혼자 걸으면서 제 숨소리를 듣기 시작했다"며 "그러다 새소리와 나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그런 순간들이 저에게 선물처럼 다가왔다"고 전했다.

류승룡은 "제 자신을 조금 도닥여주니까 그때서야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건강한 쉼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그런 걸 너무 늦게 알게 된 것 같다"며 "그래서 젊은 친구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다. 계속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돌보고 쉬어가는 시간도 꼭 필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부산=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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