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조혜련(56)은 여전히 바쁘다. 좀처럼 쉬는 날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연극 무대에 서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고, 음악을 만들고, 심지어 결혼식 축가까지 부른다. 최근에는 선배 개그우먼 이경실과 함께 웹예능 '신여성'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연극 '사랑해 엄마'의 흥행도 이끌고 있다. 신앙생활에도 열정적이다. 꾸준히 기독교 서적을 출간해온 그는 현재 기독교 채널 CGN이 제작한 CCM 오디션 프로그램 '힐링보이스'에서 힐링 멘토로 활약하고 있다.인터뷰를 위해 만난 조혜련은 이른 아침 홈쇼핑 스케줄을 소화한 뒤였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일정에도 표정에는 지친 기색보다 활기가 넘쳤다. 자신의 바쁜 일상을 묻자 특유의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쉬는 날이 없어요. 방송도 있지만 제가 공연 일을 하잖아요. '사랑해 엄마'가 지금 너무 잘되고 있어서 서울을 시작으로 지방 공연도 하고, 해외에도 나가고 있어요. 또 '사랑해 엄마'의 다음 작품인 '미안해 아빠'도 준비하고 있고요."
조혜련의 바쁜 일상을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사랑해 엄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홀로 시장에서 억척스럽게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삶과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2019년 4월 초연 이후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조혜련에게 단순한 출연작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직접 연출을 맡는 동시에 작품 속 '엄마'로 출연하기 때문이다. 이경실, 김지선, 김효진 등 희극 배우들이 주요 출연진으로 함께하고 있다. 조혜련은 "희극 배우들이 눈물 연기도 참 잘 한다"며 "앞으로 만들 뮤지컬이나 연극도 희극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방송과 공연을 오가는 사이 활동 영역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이경실과 함께하는 '신여성'은 또 다른 활동의 계기가 됐다. 웹예능에서 시작한 인연이 공연과 유튜브,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등으로 이어졌다.
조혜련은 "(이)경실 언니도 '신여성'을 같이 하면서 개인적으로 유튜브도 하게 되고, 홈쇼핑도 하고, 라이브 커머스도 하면서 더 바빠졌다"며 "'사랑해 엄마' 홍보를 하면서 '핑계고', '아는 형님', '동치미', 라디오까지 정말 안 나간 데가 없었다. 덕분에 김지선도, 김효진도 다 바빠졌다"고 뿌듯해했다.
1993년 KBS '청춘스케치'를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인 조혜련은 올해 데뷔 34년 차를 맞았다. 긴 세월 동안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조혜련은 "원래 앞으로 나아가는 에너지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됐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어떻게 보면 나쁘게 빠졌죠. 앞뒤 안 보고 앞으로만 달려가다 보니 몸도 많이 상했고, 주변 사람들도 늘 바쁘고 정신없는 조혜련을 바라보게 됐어요."
"바쁘지만 결과보다 과정 중요..남편=인생 매니저"변화의 계기는 신앙이었다. 조혜련은 2015년 본격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2014년 2살 연하 공연 제작자 고요셉 대표와 결혼한 조혜련은 남편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이후 성경을 깊이 공부했다. 그는 성경을 100번 넘게 읽었다고 했다."믿음을 가지면서 성경부터 읽었어요. 그전엔 다른 종교 책들도 많이 봤죠. 진리를 몰랐으니까요. 험한 광야길을 돌다가 마지막에 성경을 발견하게 된 거죠. 45년을 방황하다 남편을 통해 교회를 가게 되고, 진리를 알게 된 뒤로는 그 진리에 집중했어요."
그가 말하는 '변화'는 바쁜 삶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도 누구보다 바쁘다. 다만 삶을 대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그는 "옛날에는 내가 뭘 해서 결과가 안 좋으면 속상하고 짜증 나고 힘들었다. 지금은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결과가 안 좋으면 이유가 있겠지, 또 좋은 결과가 생기기도 하겠지 생각한다. 돈이나 인기를 보고 가기보다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과정, 그리고 관계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니까 주위에 사람들도 더 늘어나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무리 돈이 되는 일이라도, 자신의 신앙적 기준과 맞지 않는다면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돈이 되는 일인데 술을 마셔야 한다거나 점을 봐야 하는 일이라면 내 기준에서는 벗어난다"며 "그러면 안 한다. 화가 나서 막말을 하고 싶거나 댓글을 쓰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과거의 조혜련과 지금의 조혜련을 가르는 지점이다. 그는 과거에는 힘들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고, 화가 나면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제는 감정과 행동 사이에 한 번 더 멈춰 생각하는 시간이 생겼다.
그 변화에는 남편의 역할도 컸다. 조혜련은 "방송 매니저도 있지만, 나를 돌봐주는 '인생 매니저'는 남편"이라며 "내가 SNS에 뭘 올리려고 하거나 무슨 말을 하거나 옷을 입을 때도 '그건 아닌 것 같다', '그건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코멘트를 해준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나하나 정리가 돼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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