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랑이 좀 만지면서... 인터뷰해도 될까요?"
데뷔 후 첫 인터뷰 자리인터라 긴장이 많이 됐나 보다. Z세대 배우 서수민(19)의 귀엽고 수줍은 부탁에 취재진은 무장해제가 됐다.
서수민은 교복을 입고 버스에서 친구와 재잘거리는 브이로그 영상이 우연히 수백만 뷰의 화제를 모으며 주목 받았다. 학창시절 풋풋한 감수성을 자극한 이 학생은 배우, 가수 등 여러 기획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서수민은 3대 가요 기획사도 마다하고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고, 첫 작품만에 대박이 터졌다. 그 작품은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 연출 이승영, 이소은)이었다.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 '김부장'은 1회 시청률 9.5%로 출발해 4회 만에 21.6%를 기록하며 2년 만에 20%를 넘어선 드라마라는 새 역사를 썼다. 지난 25일 방송된 최종회 10회에서는 최고 시청률 23.1%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입증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김부장'은 '스토브리그', '모범택시2', '열혈사제' 등 역대 SBS 금토극의 기록을 차례로 넘어서며 역대 SBS 금토드라마 시청률 2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흥행 성과도 눈부셨다. '김부장'은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 글로벌 1위를 3주 연속 차지하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여기에 TV-OTT 드라마 화제성 3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최상위권을 휩쓰는 등 시청률과 글로벌 인기, 화제성을 모두 석권했다.
극 중 서수민은 김부장(소지섭 분)의 딸 김민지 역을 맡아 첫 드라마 도전을 했다. 서수민은 사춘기 딸의 현실적인 모습부터 예기치 못한 위기 속 공포와 불안,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버텨내는 절박함까지 민지의 다채로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아버지를 향한 서운함과 애틋함이 공존하는 초반부를 비롯해 납치 이후 극한 상황을 견뎌내는 모습, 마침내 아버지와 다시 마주한 순간까지 인물의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몰입도를 높였다.


-데뷔작 '김부장' 종영 소감은?
▶좋은 선배님과 함께 해서 잘될 것 같긴 했는데 이렇게 너무 잘될 줄 몰랐다. 기적 같은 일이라 생각한다. 현장에서 스태프분들, 선배님들과 매번 좋은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다.
-첫 드라마여서 작품에 임할 때 부담되지 않았나.
▶부담 많이 됐다. '김부장'이란 드라마 자체가 웹툰 원작 드라마이다 보니 웹툰 원작 팬분들이 잘 봐주실까 싶었다. 연기적인 면에서 심려를 끼치지 않을까도 싶었지만 감독님, 스태프분들이 저를 다 같이 키우는 느낌으로 현장에서 정말 편안하게 연기하게 도와주셨다.
-'김부장'의 인기는 어떻게 느끼는지.
▶'김부장'이 방영된 후에도 모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녔는데, 지하철 등에서 알아봐 주시더라. 친구들과 선생님은 사실 제가 연기하는 걸 몰랐다. 제가 느닷없이 TV에 나오는 걸 보고 연락을 되게 많이 주셨다.
-'김부장' 전에는 유튜브 일상 영상으로 얼굴을 알렸는데.
▶원래 연기할 생각은 하나도 없었고, 유튜브 이전에 인스타그램을 했다. 인스타에 오시는 분들이 원래 학교에서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하셨다. 그때 회사(소속사)에 있었는데 제가 몰래 영상을 올린 거다. 그리고 회사에 '영상 올려도 괜찮나요?'라고 물어봤는데 회사에서 '이젠 그만 올리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너무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했다. 회사가 영상을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 제가 또 영상을 올렸고 그게 대박이 난 거다. 저는 '너무 심심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했다. 지금은 '버스 영상'만 공개로 남겨둔 상태인데, 고등학교 때 저만이 아니라 제 친구도 함께 나와서 추억이 되는 영상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영상도 공개로 두려고 했는데, '김부장'이 대박이 나면서 이목이 쏠려서 좋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건 좋지만 나중에 잠잠해지면 올릴 수도 있다.
-현 소속사 와이원 엔터테인먼트는 언제쯤 들어간 것인지.
▶회사엔 겨울방학 때쯤에 들어갔다. 메이크업 영상을 찍고 회사에 들어가게 됐다. 지금 회사엔 제가 직접 찾아간 거다. 메이크업 영상도 조회수가 200만 뷰가 넘게 나와서 배우, 아이돌 등 여러 소속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제가 춤이 안 돼서 아이돌은 못 하겠고 연기를 하고 싶었다. 제가 영화, 드라마, 전시 보는 걸 좋아하는데 거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것 같아서 저도 사람들에게 그런 영향을 주고 싶었다.

-이전에 연기 공부를 했던 건지.
▶회사에 있으면서 연기를 배우게 됐고,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운 적은 없었다. 여러 번 오디션을 보다가 '김부장'에 붙게 됐다. 감독님은 제게 '첫 눈에 반했다'라고 해주셨다.(웃음) 또 감독님은 제 2분짜리 자유 영상도 보시고 캐스팅에 확신이 섰다고 하셨다.
-이번 작품에 캐스팅이 된 후 어떤 생각이 들었나.
▶'헐 대박'이란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리고서 바로 연습에 몰두했다. 이렇게 비중있는 역할을 아무 필모가 없는 신인에게 맡겨주셔서 감사했는데, 또 소지섭 선배님의 딸로 나와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저는 오디션에 떨어질 줄 알았는데 붙어서 놀랐다.
-민지 역은 어떻게 준비했는지.
▶그냥 학생이 아니라 납치당하고 총격전 사이에도 있어야 했다. 처음에 대본 4부까지 받았을 때 정독을 여러 번 했고 장면을 구현했다. 사실 제가 글 읽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이렇게 비중있는 역을 맡게 돼서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 반복하고 구현하는 것이 배우의 일이라 생각했다.
-오늘 인터뷰에 긴장이 된다고 말랑이를 가져왔는데, '김부장' 촬영 때도 말랑이를 만지며 심신을 안정시켰던 건지.
▶현장에 말랑이를 가져가면 자칫 노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 차에서 엄청 만지고 나갔다.
-'김부장'이 서수민 배우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제가 배우란 꿈을 계속 꿀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배우가 힘든 직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현장에서 연기하면서 제가 그 인물이 돼서 감정을 느끼는 것을 보고 이상한 기분이 들 때가 두 세 번 정도 있었다. 마지막 회에서 아빠랑 유골을 안고 우는 장면과 아빠랑 마지막으로 밥 먹는 장면에서 진짜 슬펐다.


-연기하면서 현장에서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처음에 카메라 의식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것들을 소지섭 선배님이 많이 알려주셨다. 저를 찍지 않을 때도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는 최대훈 선배님이 알려주셨고, 연기가 잘 안 될 때 마음이 무너지지 않게 조절하는 방법은 윤경호 선배님이 알려주셨다.
-첫 작품을 마친 후 배우가 된 실감이 나는지.
▶아직 실감이 안 나고 마음이 떨린다. 아직 배우가 안 된 것 같다. '김부장' 이후에 SNS에 해외 팬분들이 댓글을 적어주시던데 앞으로 조심해야겠구나 싶더라.
-'김부장'을 본 실제 아버지의 반응은 어땠는지.
▶아빠는 처음부터 우셨다. 민지가 방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딱 너 같은 모습이다. 일상 모습 아니냐'라고 하시더라. 감정신에선 '나랑 너의 모습 같다'고 하셨다.
-'김부장' 속 실제 서수민 배우의 아빠와 닮은 캐릭터는?
▶역할 중에선 박진철 역할(윤경호 분), 실제론 최대훈 선배님이 저희 아빠와 닮은 것 같다.
-향후 어떤 선배 배우와 연기해보고 싶은지.
▶김고은 선배님, 이혜영 선배님과 연기하고 싶다. 김고은 선배님은 여러 장르를 연기하시면서 스펙트럼이 넓은 것이 존경스럽다. 또 그냥 학생이 아닌 비밀이 있는 학생 같은 역할, '마녀'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
-배우 김다미와 닮은꼴이란 얘기가 있다.
▶김다미 선배님과도 꼭 연기를 해보고 싶다. 워낙 연기를 잘하시니 꼭 한번 뵙고 싶다.

-'김부장' 시즌2가 나온다면?
▶제가 안 나오더라도 응원하게 될 것 같다. 저도 중학교 때 본 웹툰이어서 시즌2가 나오면 재미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픈가.
▶유명해지고 싶고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 겸손한 마음을 계속 갖고 싶다.
-'김부장'이 잘돼서 괌으로 포상휴가를 가게 됐는데.
▶'김부장' 촬영을 고등학생 때부터 해서 부모님, 친구들과 졸업여행을 못 갔다. 이번에 포상휴가를 받게 돼서 감사하다.
-본명은 '오지우'인데, 활동명을 '서수민'으로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름을 먼저 '수민'으로 지었고, 이름에 맞춰서 'ㅅ'(시옷)이 들어가는 성씨를 쓰게 됐다.
-실제로 고등학교 때는 어떤 학생이었나.
▶학교에서 가끔 배달음식 시켜먹기도 하고 선생님과 합세해서 먹기도 하고 동아리 대회를 나가기도 한 평범한 학생이었다. 컴퓨터 동아리였는데 연기 이전에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김부장' 관련 댓글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민지야 밥은 언제 먹니?'란 댓글이 가장 인상 깊었다.

-팬들과 앞으로 어떻게 소통하고 싶은지.
▶'김부장'을 많이 좋아해 주셔서 비하인드 사진을 많이 올리고 싶다.
-'김부장'으로 만나기 전에 소지섭 배우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
▶엄청 연기를 잘하는 선배님이라 생각해서 제가 연기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현장에서 만났을 때는 선배님이 따뜻하게 잘 챙겨주시고 아빠처럼 의지할 수 있게 해주셔서 연기하기에 편했다. '주군의 태양', '미안하다 사랑한다', '오직 그대만'을 어느 정도 보고 내용을 알고 있다. 소지섭 선배님은 후광이 정말 미치셨다. '연예인은 다르구나' 싶었다. 첫 촬영 때부터 선배님과 함께 했는데 실수하면 안 되겠단 생각에 엄청 얼어있었는데 선배님이 딸기 사탕을 주시면서 '열심히 해보자'고 해주셔서 제가 바로 진정하고 촬영할 수 있었다.
-소지섭 배우에겐 어떤 호칭으로 불렀는지.
▶제가 처음엔 '선배님'이라 불렀다가 나중에 갈수록 '아빠'라고 부르게 됐다.
-프로필에 가수 데이식스, 실리카겔 팬이라고 써 있던데.
▶맞다. 제가 촬영하면서 생일이었는데 소지섭 아빠가 젠틀하게 오셔서 '자 선물이야'라면서 데이식스 친필 사인을 주셨다. 그걸 받자마자 울었다. 선배님이 연기할 때뿐만 아니라 그 이외에도 저를 딸처럼 생각해 주셔서 저희가 부녀 사이를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는 보답으로 휘낭시에, 쿠키 같은 디저트를 만들어서 드렸다. 윤경호 선배님, 최대훈 선배님께는 자녀가 있으셔서 제가 구입한 말랑이를 나눠드렸다. 마지막 촬영할 때 소지섭 선배님이 스태프분들과 배우들에게 선물을 돌렸다고 했는데, 나중에 가서 열어보니 금이었다. '이게 뭐지? 장난감인가?' 하다가 '대박' 이랬다. 소중한 추억이 담긴 그 금을 저는 못 쓸 것 같다.
-'김부장' 종영하면서 선배들에게 들은 조언이 있다면?
▶'반짝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네가 연기에 대해 가지는 열정이 나중에도 계속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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