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디자이너 박시영이 속사정을 털어놨다.지난 1일 박시영은 개인 계정에 "고흥에 내려와서 디자인은 접으려고 했다"며 "디자인이라는 거에 질렸었다. 의뢰할 땐 선생님 소리하다가 정산할 땐 나부랭이 취급당하는 것도 질리고, 영화 하나 만들려고 맹목적으로 달려온 이들의 진상짓거리도 지겹다"고 전했다.
박시영은 "난 내 프라이드를 동력으로 삼는 사람"이라며 "한국 영화의 포스터를 근본적으로 바꿔놨다. 마케터와 감독의 지시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해석으로 그 무게중심을 옮겨냈다는 자부심은 있다. 이정도면 많은 걸 했으니까 미련 없이 이제 디자인 그만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박시영은 이 계기에 대해 "농사랑 뱃일에 한 1~2년 집중하면서 일을 한동안 안 받았다. 디자인은 내가 버리고 왔지만 내 안에 들끓는 수많은 하고 싶은 말은 못 버리고 왔다"며 "더 늙기 전에 글을 배우자 하고 공부하는 김에 글 쓰는 연습하는 셈 치고 대가릿속 생각을 필터 없이 꺼내 쓴 게 '수다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써댄 글들 덕에 요즘 유튜브에서 많이 불러서 신나게 다니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고 덧붙였다.
다시 디자인 작업을 재개한 이유와 심경 변화도 전했다. 박시영은 "집을 지으면서 대출을 받았다. 대출 갚느라고 다시 1년여 전부터 디자인 시작했고, 대출은 올해 초에 다 갚았다"고 밝혔다. 이어 "매일 쓰기 시작한 이 글이 지긋지긋하고 꼴도 보기 싫던 디자인 일에 큰 도움을 줬다. 내겐 디자인이 내 수단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글이라는 선택지 하나가 더 생기니까 디자인에 목매지 않게 됐다"며 "지독한 짝사랑이었는데 이젠 내가 쓰는 도구처럼 느껴진다. 드디어 '내가 절실히 원하던 꿈'이라는 가스라이팅에서 깨어난 기분도 든다. 홀가분하고 자유롭다"고 털어놓았다.또한 박시영은 "요즘 셀럽 놀이 한다고 본업 소홀한다고 걱정들 하더라"라며 "올해 상반기만 '왕사남'(왕과 사는 남자), '군체', '호프' 연타를 했다. 소홀이라는 단어는 가당치도 않다"고 전했다.
한편 박시영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군체', '호프'를 비롯해 '관상', '곡성', '마더', '짝패', 드라마 '멋진 신세계' 등 수많은 작품의 포스터 디자인을 맡은 국내 대표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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