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서최태영 대표와 봉준호 감독은 한국 영화사의 주요 순간마다 함께해왔다. '플란다스의 개'부터 최근작 '미키 17'까지, 봉 감독의 모든 장편 영화 사운드를 맡은 최태영 대표는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그의 작업을 지켜봐 온 파트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봉준호 감독이 '모텔 선인장' 조감독으로 일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함께하게 된 최태영 대표는 그의 집요한 디테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최태영 대표는 "배두나가 노숙자를 쫓아 아파트를 뛰어다니는 장면에 재즈 드럼 연주가 나오는데, 화면과 박자가 전혀 맞지 않았다. 그걸 전부 맞춰달라고 하더라"며 "원래는 음악 팀의 영역이지만, 제가 음악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밤을 새워가며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고 떠올렸다. 이어 "영화 초반 개 짖는 소리를 다섯 번만 넣어달라고도 하더라. 돌비 디지털 시스템에서 극장 스피커 상태를 확인하려는 의도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데뷔작은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최태영 대표는 봉 감독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이후 '살인의 추억'으로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이 영화 500만 넘겠다"고 예측했고, 실제로 그 예상은 적중했다.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 등으로 이어진 협업은 한국 영화 사운드의 수준을 세계 시장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수백 편의 작품을 거치며 그가 내린 '좋은 소리'의 기준은 단순한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다. 화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관객의 감정을 건드리는 소리가 진짜 좋은 소리라는 것.최태영 대표는 "나는 물리적인 귀로 소리를 듣는 습관을 가졌었는데, 감독들은 가슴의 귀로 듣더라"며 "가슴의 귀로 듣는다는 건 '어떤 주파수냐'가 아니라 '내 가슴에서 어떤 울림을 주느냐'로 듣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문 소리 하나, 바람 소리 하나에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 소리가 이 화면과 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크기나 거리감, 공간감이 정해진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슴으로 듣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숙련도가 쌓여야 한다. 이러한 숙련도는 '상상력'의 바탕이 된다. 최태영 대표는 "초보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하느라 저녁 메뉴 생각을 못 하는 것과 같다"며 "일머리가 생기고 익숙해지면 몸과 세포는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머리로는 더 나은 상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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