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가 KBS 시청률 부진의 늪을 끊어낼 '구원투수'가 될까.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신도림 더 세인트에선 KBS 2TV 새 대하드라마 '문무(文武)'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자 김영조 감독과 출연 배우 이현욱, 장혁, 김강우, 정웅인, 조성하 등이 참석했다.
'문무'는 약소국 신라가 강대국 고구려와 백제, 그리고 당나라까지 넘어선 끝에 마침내 삼한을 하나로 묶은 위대한 통합의 서사를 그린다. KBS가 올 3월 막을 내린 '고려 거란 전쟁'으로 흥행(시청률 13.8%) 성공을 거둔 뒤 선보이는 대하사극인 만큼 큰 기대감을 받고 있다.
메가폰을 잡은 김영조 감독은 '99억의 여자'를 비롯해 '화랑', '장영실', '징비록' 등 다수의 작품을 만든 실력 있는 연출가다. 2021년 KBS 극본 공모 미니시리즈 부문에 당선된 김리헌 작가와 손잡고 삼국시대 단 하나의 승리를 향해 모든 것을 건 지도자들의 처절하고 고독한 서사시를 담은 드라마를 선보일 전망이다. 여기에 이현욱, 장혁, 김강우, 박성웅, 정웅인, 그리고 조성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뭉쳐 신뢰를 더했다.
특히나 '문무'가 짊어진 무게가 상당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BS가 그야말로 '시청률 위기'에 빠져 있기 때문. 야심 차게 '토일 미니시리즈'를 편성했으나 마동석의 '트웰브', 이영애의 '은수 좋은 날'이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것과 달리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KBS는 107억 원이라는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영 중인 토일 미니시리즈, 이재욱과 최성은의 '마지막 썸머' 역시 시청률 1~2%대에 머물며 처참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KBS 주말극이 '시청률 보증수표' 자리란 말도 옛말이 됐다. 현재 주말극 '화려한 날들'은 전작인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가 겨우 체면 치레했던 20% 돌파에 못 미치는 15%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에 '문무'에 사활을 건 KBS는 이례적으로 제작발표회가 아닌 '제작보고회'까지 개최하고 KBS 박장범 사장도 현장에 자리하며 힘을 줬다. 박 사장과 더불어 KBS 김윤환 멀티플랫폼 센터장, KBS 김상휘 드라마 센터장, 아트비전 김종욱 사장, 제작사 키이스트 조지훈 대표 등도 참석했다.
이날 본격 제작보고회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박 사장. 그는 "여의도에서 여기로 오는 동안 감개가 무량했다. 대하사극은 KBS 입장에서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KBS가 서비스할 수 있는 중요한 공적 책무 중 하나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특히 박 사장은 지난달 23일부터 시행된 '수신료 통합징수 재개'에 대해 언급했다. TV 수상기를 보유한 각 가정 등에는 11월부터 전기 요금 고지서에 TV 수신료가 함께 청구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대하사극이 만들어지는 게 가능했던 건 '수신료 통합징수'가 지난 4월 국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시행돼 가능했다. 지난 정부에선 분리되어, KBS가 1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에 시달렸다. KBS 모두가 힘을 합쳐 '수신료 통합징수'를 이뤄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단체, 시청자 여러분, 또 언론인도 힘을 보태 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사장은 "수신료를 다시 통합 징수하게 되면 재정적으로 효과가 있다. 그렇다면 '시청자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해야 할 것인가' 많은 고민이 드는데 공정성을 강화한 여러 사업을 내년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그에 앞서 알려드리고 싶은 게, 바로 이 '문무' 대하사극 제작이었다"라고 자신 있게 내세웠다.
김영조 감독도 '수신료 통합징수'로 제작비 부담이 덜었음을 언급했다. 실제로 '문무'는 몽골 로케이션 촬영을 계획하고 있다.
김 감독은 "'문무'에 투입된 제작비는 KBS 대하사극 중 '최대'이며, CG 비용도 사상 최대 수준이다. 물가가 많이 오르기도 해서 그렇다. 사실 제작진 입장에선 이게 충분한 돈인지는 잘 모르겠다"라면서 "'수신료 통합징수' 덕분에 회당 제작비가 늘었다. 그래서 이를 작품으로 충분히 국민에게 서비스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 그 돈을 최선을 다해 써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김영조 감독은 사극이라면 피할 수 없는 '역사왜곡' 우려에 관한 질문에도 답했다. 김 감독은 "제가 지금도 계속 국회 도서관에 다니고 있다. 연출자도 다 알고 있어야 하니까. 혹시라도 제가 몰라서 왜곡이 나올까 봐, 저도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라는 노력을 전했다.
특히 김 감독은 "역사왜곡은 없을 거라고 자부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문무'에 일부러 한국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려 중국을 더 나쁘게 그린다거나, 이런 건 안 할 거다. 극적인 드라마는 있겠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만들려 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문무'는 살아있는 교과서"라며 "국민 여러분, 어린이들, 학생들이 이 작품을 보고 그대로 이 상태로 가서 시험을 봐도 될 정도로 철저하게 점검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문무'가 어려운 주제이지만 어떻게 이 나라가 만들어지고, 민족의 개념이 생겼는지 봐주신다면 저희가 정말 보람된 일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라고 얘기했다.
김강우는 "저도 창피하지 않으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두 아들에게 창피하지 않도록 열심히 만들겠다"라고 거들었다.
극 중 이현욱은 김춘추(김강우 분)의 장남이자 김유신(박성웅 분)의 외조카인 김법민 역을 맡았다. 김법민은 불같은 자존심과 불굴의 배짱을 지녔지만, 백성과 나라를 위해서라면 치욕조차 기꺼이 삼킬 줄 아는 냉철한 승부사다. 피와 눈물, 처절한 절망이 뒤섞인 전선에서 그는 마침내 통합을 이루는 군주로 다시 태어난다. 장혁은 고구려가 낳은 전쟁의 신이자 냉혹한 독재자인 연개소문으로 분한다. 연개소문은 강력한 리더십과 천재적인 전략으로 고구려를 항상 승리로 이끌었으나, 독재자의 길을 걸어 고구려의 미래에 어둠을 드리운다.
김강우는 신라 최초의 진골 출신 왕이자 김법민의 아버지인 김춘추를 연기한다. 화려한 언변과 매혹적인 미소 뒤에 깊은 야심과 치열한 고뇌를 숨긴 김춘추는 생존과 명분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 속에서도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실리 외교의 달인이자 지략가다.
박성웅은 신라군 그 자체로 불리는 김유신 역을 맡았다. 김유신은 신라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대에 칼끝 하나로 운명을 뒤바꾼 전설의 장군이다. 냉혹한 군율 속에서도 백성의 슬픔에 먼저 눈을 돌린 그는 김춘추와 김법민 부자 곁에서 가장 강력한 방패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돼 끝까지 신라를 지탱한다.
정웅인은 신라 조정의 숨겨진 실력자이자 뼛속까지 냉정한 현실주의자 김진주로 분한다. 처세에 능한 그는 비담이 쿠데타에 실패해 죽고 난 후 김춘추와 김법민의 최대 정적이 된다. 김진주의 생존 방식은 비정하고 비겁해 보이며 애국이나 정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렇기에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인물이다.
조성하는 고구려의 수많은 전투에서 공을 세운 전쟁 영웅 고건무를 연기한다. 고건무는 왕위에 오른 뒤 백성의 고통을 덜기 위해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추구했던 따뜻한 마음의 군주로, 연개소문의 암살을 이루기 전에 무력 정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하게 되는 인물이다.
'문무'는 총 28부작으로, 내년 방영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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