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18일 JTBC '사건반장'에선 슈퍼등산부의 '표절' 의혹이 다뤄졌다. 이들이 최근 '산보'(山?)라는 신곡을 발표했는데, 지난 1994년 김광석이 발매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도입부부터 유사했던 것. 문제의 '산보' 작사·작곡자로는 슈퍼등산부 멤버 오다 토모유키가 이름을 올렸다. 슈퍼등산부 측은 '산보'에 대해 "'산을 걷다'에서 유래했다. 우리의 정체성에서 등산 느낌을 표현한 노래다. 일상에서 걷는 것은 인간의 교감과 따뜻함을 포함하며 산을 걷는 것은 자연과 산과 접촉하며 자연의 변화를 경험하는 일이다. '산보'에선 이러한 '걷기'의 교감과 경험을 느끼게 해 준다. 걷다가 산에 오르고 산보를 할 때 문득 듣고 싶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이에 제보자는 "김광석 리메이크 노래인가' 싶은 반가운 마음에 곡 정보를 찾아봤다. 그러나 곡 설명 어디에도 '리메이크'라는 내용은 없었다"라고 전했다. 슈퍼등산부 측에도 직접 문의했지만 "김광석 노래에 대해 전혀 몰랐다"라는 답만 들었다고 한다.
이 논란은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 사이 일파만파 퍼졌고, 슈퍼등산부 SNS에는 "김광석의 노래를 노골적으로 훔쳐갔구나. 도둑질하는 게 부끄럽지 않니?", "우연히 닮았다고 말하기엔 너무 똑같다", "김광석 노래 듣고 제목만 바꾸기", "너무 부끄럽다. 완전 100% 카피송이다. 한국인 김광석 노래를 본인 노래처럼 가져오네", "이런 걸 표절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사과를 하고 노래를 내리거나 원곡 저작권자와 합의를 보고 저작권 수익에 대해 법적으로 처리를 하는 게 맞습니다. '훔쳐놓고 이해해 주세요' 하는 식은 일본인에게나 통하는 말이지" 등 비판 댓글이 일본어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슈퍼등산부 측은 19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입장문을 게재했다. '표절' 논란의 '산보' 라이브 영상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장문의 댓글을 쓴 것.
슈퍼등산부 측 또한 유사성을 '인정', 황당함을 더했다. 이들은 "여러분의 댓글을 보고 처음으로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들었다. 저희도 놀랄 만큼 부분적으로 멜로디가 비슷하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곡이라고 하나 부끄럽게도 제작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하였고, 산속을 걷는 이미지로 작곡한 멜로디가 부분적으로 비슷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유사한 곡을 발표해 버린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슈퍼등산부 측은 '표절'로 저작권을 침해한 중대한 사안에 관해선 두루뭉술 넘겼다. 이 밴드는 "'산보'는 산과 자연 속을 걷는 시간을 통해 마음과 삶이 풍요로워지는 모습을 떠올리며 작곡한 곡이다. 이번 지적을 계기로 훌륭한 한국의 명곡을 알게 되었고, 음악에는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맥락을 벗어난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여러분은 물론 한국의 여러분도 저희 음악을 따뜻한 마음으로 부디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다. 김광석의 명곡에 대한 존경심을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는 더욱 신중히 작업하겠다"라고 전해 대중의 분노를 키웠다.
이에 해당 입장문엔 "한심하다", "표절해 놓고 뭘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여달래. 염치가 없냐", "음악이 국경을 넘은 게 아니라 너희가 멋대로 훔쳐간 거지. 와 진짜 양심 없네", 비겁하네", "부끄럽지 않나요?", "뻔뻔하네", "창작의 고통을 짓밟았다", "양심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등 맹비난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토록 공분을 산 건 김광석이 한국 대중음악사에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 고인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뿐 만 아니라 '일어나',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서른 즈음에' 등 수많은 명곡을 배출했다. 2016년엔 가수 로이킴, 정인, 하림, 세계적 재즈 밴드 포플레이(Fourplay)의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 등이 참여한 20주기 추모앨범이 나오기도 했다. 30여 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한국 가요계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김광석이다.
▼ 이하 슈퍼등산부 측 공식 입장 전문. 저희의 곡 「산보」에 대해 많은 지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댓글을 보고 처음으로 김광석 님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1994)을 들었고, 저희도 놀랄 만큼 부분적으로 멜로디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곡이라고 하나 부끄럽게도 제작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하였고, 산속을 걷는 이미지로 작곡한 멜로디가 부분적으로 비슷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유사한 곡을 발표해버린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산보」는 산과 자연 속을 걷는 시간을 통해 마음과 삶이 풍요로워지는 모습을 떠올리며 작곡한 곡입니다.
이번 지적을 계기로 훌륭한 한국의 명곡을 알게 되었고,
음악에는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본의 여러분은 물론 한국의 여러분들도 저희 음악을 따뜻한 마음으로 부디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광석 님의 명곡에 대한 존경심을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는 더욱 신중히 작업하겠습니다.
또한, 이 한국어는 번역을 통해 작성한 것이므로 다소 어색하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소중한 의견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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