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제78회 토니상 6관왕을 달성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 제78회 토니상 6관왕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박천휴 작가, 한경숙 프로듀서(NHN링크 공연 제작 이사)가 참석했다.
박천휴 작가는 "저는 이민자고 나이가 들어서 유학을 간 사람이다. 일을 하다 보면 이민자로서 어려운 점이 있다. 그들의 문화를 쓰려고 해도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럴 때면 '내가 왜 이 일을 할까. 차라리 한국에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한국 작가 최초로 기회를 얻게 됐고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이번 수상에 대해 많은 이들은 'K-뮤지컬의 쾌커'라고 극찬한다. 그는 "'K-팝'처럼 아직 'K-뮤지컬'이란 말을 많이 쓰진 않는다. 제가 극장에 가면 관객분들이 '이 뮤지컬을 한국 뮤지컬이야'라는 말을 해주실 때 뿌듯하다. 대기실에서 어느 순간부터 배우분들이 '밥 먹었어요?'라며 한국어를 하더라. 우리가 쓴 뮤지컬이 이들에게 한국이란 단어가 들어가서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박 작가는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로봇을 주인공으로 한 소재를 선보인 이유로 "당시 내가 오래 사귄 친구와 헤어졌고, 친구가 암으로 8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였다. 내가 좋아하지 않았다면 상처 받지 않았을 텐데 생각하다가 카페에서 노래를 듣게 됐다. '우리는 모두 핸드폰을 바라보며 집에 가는 로봇들'이란 가사를 들으니 카페 사람 모두가 로봇 같아 보이더라. 이별의 상실감을 로봇으로 써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밝혔다.
공연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을 묻자 그는 "저에겐 늘 새로운 과정이 교육을 하는 과정이다. 한국에서 보인 만큼 브로드웨이에서도 스태프가 세분화되길 원했다. 동시에 조심스런 부분도 있었다. 내가 임무를 완수해야 피해가 가지 않겠단 생각이 있었다"라며 "저는 I인 성향인데 거기선 E처럼 모두와 잘 어울리며 작업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국 관객과 브로드웨이 관객의 차이점도 물었다. 박 작가는 "너무 감사하게도 같은 포인트에 웃어 주시고 같은 포인트에 눈물 흘려 주셨다. 한국엔 마니가 관객들, 회전문 관객들의 재관람 비율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도 재관람 비율이 높았다. 거기선 그들을 '반딧불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차이점은 한국에선 감동하는 장면이 있으면 속으로 감동하면 브로드웨이에선 첫 키스 장면 등에서 '아' 하면서 물리적으로 반응을 해주시더라"라고 전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의 서울에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서로 사랑을 느끼며 겪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6년 국내 초연 후 지난해 11월 뉴욕 맨하탄 벨라스코 극장(Belasco Theatre)에서 정식 개막하며, 오리지널 스토리의 국내 창작 뮤지컬이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한 쾌거로 화제를 모았다.
현지 관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공연 전문 사이트 브로드웨이월드닷컴에 따르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의 주간 티켓 판매 금액은 12월 넷째 주(2024년 12월 23~29일)에 한화 15억원에 가까운 1,019,324달러를 기록했다.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 공연은 지난 8일(현지시간) 열린 제78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 시상식에서 작품상(Best Musical), 극본상(Best Book of a Musical), 음악상(Best Original Score) 등 6개 부문 수상의 쾌거를 달성했다. 또한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6관왕, 외부비평가협회상 4관왕 등 미국의 각종 권위 있는 상을 휩쓸며 그 작품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월 30일부터 1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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