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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노래' 정지소 "악귀 빙의·학폭 피해자..저 로맨스도 잘해요"[★FULL인터뷰]

  • 김나연 기자
  • 2025-06-15
배우 정지소가 '태양의 노래'로 새로운 가능성을 펼쳤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태양의 노래'의 배우 정지소와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태양의 노래'는 한밤중에만 데이트할 수 있는 미솔(정지소 분)과 민준(차학연 분)이 음악을 통해 서로 사랑에 빠지며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해 나가는 뮤직 로맨스.

정지소는 햇빛을 볼 수 없는 XP 증후군 때문에 밤에만 활동할 수 있는 특별한 싱어송라이터 이미솔 역을 맡았다. 그는 '태양의 노래'에서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만능 엔터테이너다운 매력을 보여준다.

그는 스크린에서 '태양의 노래'를 선보이게 된 데 대해 "사실 걱정도 많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감독님께서 사랑스럽게 편집해 주시고, 음악 감독님도 음악을 상상치도 못하게 예쁘게 깔아주셔서 영화가 더 사랑스러워진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정지소는 뛰어난 연기력에 버금가는 노래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드라마 '이미테이션',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놀면 뭐하니?'의 WSG워너비 활동까지 연기와 노래까지 팔색조 매력을 선보였다.

그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워낙 음악을 좋아했고, 여전히 제 취미다. 개인적으로 직업이 있고, 취미를 즐길 때 즐겁지 않나. 직업을 할 때는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고, 직업에 취미를 곁들여서 하니까 마냥 즐겁다. 제 일을 하면서 취미도 공부할 수 있으니까 그게 너무 흥미롭고 감사한 일인 것 같다"고 밝혔다.

'태양의 노래'는 독보적인 음악성으로 데뷔부터 화제를 몰았던 천재 뮤지션 이찬혁이 음악감독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정지소는 영화에서 싱어송라이터 역할을 맡은 만큼 직접 OST 가창에도 참여했다.

정지소는 "사실 이미지로만 생각했을 때 예민하실 줄 알았는데 노래에 관해서 디테일한 부분도 있으셨지만, 아티스트를 괴롭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워낙 음악이 잘 나와서 처음 녹음할 때 긴장하고, 부담감이 있었다 보니까 목에 힘을 주다 보면 고음도 잘 안 나오고 소리도 막혔다"고 고충을 밝혔다.

이어 "그런 걸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주시고, 오늘 소리가 안 나오면 다음에 녹음 날짜를 다시 잡아주시기도 했다. 음악 감독님 작품이기도 하지만, 제 작품이기도 하니까 많이 존중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편하게 노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지, 편하게 대해달라고 하시더라. 근데 음악 감독님으로 만난 거니까 마냥 편하게 할 순 없었는데 마지막엔 장난도 치고 그랬다. '음감님'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태양의 노래'에서 노래와 기타 연주까지 소화해야 했던 정지소는 "사실 출연 결정하기 전에 기타를 쳐야 한다는 소식에 망설였다. 준비 기간이 길지도 않았고, 당시에 '더 글로리'랑 같이 찍고 있어서 과연 '기타를 완벽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면서 "평생 집에서 기타만 쳤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기타를 보지도 않고 쳐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우면서도 캐릭터가 너무 매력 있어서 하고 싶었다. 이전에도 기타를 쳐보려고 노력해 본 적은 있는데 제대로 해본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감독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아무래도 기타 치면서 표정 연기도 해야 하고, 입모양도 정확하게 해야 하는 게 어려웠다. 그러다 보면 연기를 놓치기 쉬우니까 아쉬웠는데 카메라 감독님이 그걸 아시고, 하나하나 제대로 찍어주셨다. 한 장면을 여러 컷 찍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런 걸 잘 배려해서 찍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태양의 노래'는 첫 로맨스 연기라는 점에서 정지소에게는 도전이기도. 그는 "처음에는 제 입으로 대사를 내뱉기가 힘든 지점이 있었다. 근데 미솔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그 캐릭터가 되게 귀엽더라. 그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하기엔 자연스러운 대사인 것 같아서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나왔다. 근데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로맨스 연기 고충에 대해서는 "제가 연애를 많이 안 해봤는데 남자 앞에서 설레고, 플러팅하고, 가까이 오면 몸을 움츠러든다든가 목이 짧아진다든가 하는 행동이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일일이 계산해서 했다"면서 "제가 평소에는 미솔이 같은 캐릭터는 아니다.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티가 하나도 안 나지만, 필요할 때 제가 먼저 다가가고, 먼저 고백한다. 직진하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지소는 '태양의 노래'에서 로맨스 호흡을 맞춘 차학연에 대해 "현장에서 수다가 끊기지 않았다. 나이 차이가 좀 나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친구라고 하기에도 무방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오빠기도 하고 선배기도 하니까 예의를 차리려고 했는데 연기하기 불편하다고 생각했는지 먼저 다가와 주고, 오빠한테 막 할 수 있게 해주더라. 촬영하는 내내 어떤 거리감도 없이 편하게 촬영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차학연이 첫 스크린 주연의 무게감을 덜어줬다며 "처음에는 (그 무게감을) 잘 몰랐고, 마냥 신나기만 했다. 근데 막상 리딩에 들어가고, 촬영을 시작할 때쯤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촬영 전에 느끼기 시작해서 다행이었다"면서도 "옆에서 학연 오빠가 제가 부담감을 느끼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오빠는 빅스의 리더기도 했고, 저보다 경험이 많다 보니까 제 마음을 다 알고 있더라. 조언보다는 옆에서 제가 잡고 있어야 할 것과 흘려보내도 되는 것들을 선배로서 잘 잡아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지독한 학교폭력을 당하고 영혼까지 부서진 동은(송혜교 분)의 고등학교 시절을 연기한 정지소는 '태양의 노래'와 병행한 촬영이 어렵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은 감정에서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 것 같다. 제가 연륜이 많이 쌓인 건 아니다 보니까 더 빠져나오기 쉬운 것 같다. 아역부터 해오면서 느낀 건 어른이 돼가면서 감정을 억제하는 법을 배우지 않나. 제가 아역 때는 수도꼭지처럼 눈물도 잘 흘리고, 웃으라고 하면 잘 웃었다. 근데 나이를 먹으면서 감정을 억제하는 버릇이 생기더라. 연기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연륜이 쌓이면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게 더 어려울 것 같다. 아직은 감정이 말랑말랑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생충'부터 '더 글로리', 첫 스크린 주연작인 '태양의 노래'까지 성공적인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정지소는 "'기생충'을 촬영할 때는 제가 스무 살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엄청난 작품에 참여했다는 게 더 실감이 난다. 제가 그때 그 작품에 참여했던 게 마냥 감사한 일인 거다. 제가 지금 이 작품을 할 수 있던 것도 그 작품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공부를 시켜준 작품이라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키17' 가족 시사회 때 가서 봉준호 감독님에게 잠깐 인사드렸는데 저를 한 번에 알아보셨다. '그래도 저를 알아보시는구나. 예전에 감독님과 매일 볼 수 있었던 그때가 감사한 하루하루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미소 지었다.

정지소에게 '태양의 노래'란 대중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제가 너무 장르물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더라. 이번에 감독님 미팅을 하러 갔을 때도 '장르물만 많이 해서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가지셨는데 저도 밝은 거 할 줄 알고, 로맨스도 할 줄 안다"면서 "악귀 들린 역할, 학교폭력 피해자 역할이 강렬해서 그런 것 같다. 근데 '태양의 노래'로 인해서 저한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하고 나서 로맨스에 더 흥미가 생겼고, 장르물도 주신다면 더욱 감사하게 하겠지만, 제 나이에 맞게 로맨스도 해보고 싶고,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요즘에 뭔가 어두운 것보다는 제 삶이 왈가닥이라서 다양한 작품을 해보고 싶은 때"라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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