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코로나19 시국 이후 청불 영화 중 최고 스코어인 '데드풀과 울버린'(197만 명)마저 뛰어넘은 수치이다. 이로써 '야당'은 청불 영화 흥행 1위로 우뚝서며, 기록을 새롭게 서 내려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개봉 후, 3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207만 7,565명으로 전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중이다.
'야당'의 뜨거운 흥행 몰이 비결은 다름 아닌 황병국 감독의 혼신을 다한 연출력에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황 감독은 '배우'를 겸업하며, 2011년 연출작 '특수본'을 선보인 것을 끝으론 연기 활동에 집중해 왔다. 그가 출연한 영화로는 '부당거래', '베테랑', '내부자들', '검사외전', '아수라', '서울의 봄' 등이 있다.
이에 '야당'은 연출에 목이 마를 대로 마른 황병국 감독이 14년 만에 메가폰을 잡아 완성한 작품이기에, 디테일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제목인 '야당'부터 실제 대한민국 마약 세계에서 수사기관의 브로커 역할을 수행하며 감형 등 이익을 취하는 마약사범을 뜻하는 만큼, 황 감독이 직접 발로 뛰며 방대한 자료들을 수집했던 터. 실화 사건, 인물들을 바탕으로 각색하여 에피소드들을 쌓아 올린 덕에 지금의 리얼한 재미의 '야당'이 탄생될 수 있었다.

황병국 감독은 "저 나름대로 열심히, 치열하게 '야당'을 만들었다. 처음부터 청불 등급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 건 아니었는데, 자료 조사를 하면 할수록 마약판의 참혹함을 너무 많이 알게 되다 보니 지금의 결과물이 나오게 됐다. 마약치료센터에 갔을 땐 성인 남성의 아이큐가 65까지 떨어진 사람도 봤고, 한때 강남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마약이 집중력에 좋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SNS를 통해 쉽게 구입하여 투약했던 사건도 있었다. 마약이 집단 범죄인만큼 실제로 집단 성교 파티가 흔하게 벌어지고, 사건 접수를 받고 형사들이 모 호텔에 출동해 CCTV를 까봤을 때 그 안에서 임산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참혹함, 마약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전해 주고 싶은데, 그럼 과연 이걸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역설적으로 우리 영화 안에선 현실이 순화됐지만, '마약이 이토록 위험한 것이구나'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출했다"라고 진정성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야당'의 출발에 대해 "2021년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님으로부터 신문 기사 하나를 받았다. '검찰청에 아침마다 약쟁이가 모여 정보를 교환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저도 그때 '야당'을 처음 알게 됐고, 그 존재가 합법도 불법도 아닌 경계선에 선 인물이라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 '야당'이라는 소재가 한국 영화에서 처음 다뤄지는 것도 신선했다. 보통 마약 소재 영화들이 어둡고 무겁지 않나. 근데 저는 잘 전달하기 위해 속도감 있게, 마지막엔 통쾌한 영화로 만들려 했다"라고 떠올렸다.
또한 '야당'에 대해 "대한민국의 모든 마약 사건은 브로커로부터 정보를 받고 수사에 들어간다. 마약판은 기본적으로 정보가 없으면 잡을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강도를 당하면 피해자가 있지 않나. 근데 마약도 물론, 피해자가 있는데 신고를 안 한다. 그래서 검거하기 너무너무 어렵고 꼭 정보원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그들이 선인도 아니고 '필요 악' 같은 느낌, 애매한 존재인 거다"라고 짚었다.
이어 황 감독은 "매년 검찰청에서 마약범 검거 자료를 내는데 2021년엔 1만 6000명쯤 됐다. 근데 작년엔 검거율이 약 2만 8000명으로 늘어났다. 그렇다면 검거 안 된 숫자는 더 많을 거 아니냐. 암수율이라고, 여기에 곱하기 20을 한다. 그러면 지금 '50만 명'이 넘는 숫자가 마약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더더 많아질 거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황병국 감독은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 형사 오상재(박해준 분)가 지하철역에서 마약범을 두고 대치했던 장면도 제가 아는 형사님이 용산역에서 실제로 겪었던 일을 담은 거다. 마약 범죄자들로 나오는 염태수(유성주 분), 김학남(김금순 분) 캐릭터 또한 실제 인물들의 헤어스타일, 옷 모양을 그대로 따랐다. 구괸희는 몇 명의 검사들을 혼합해 만들었다"라는 흥미로운 비화를 풀어냈다.
특히 황 감독은 '야당'의 최종 빌런 조훈(류경수 분)의 '슈퍼맨' 최후에 대해 "그것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 마약 수사를 25년 동안 하신 형사님께 지금까지 사건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무엇인지 물었을 때, 들려주신 얘기다. 그 형사님이 과거 서울 한 호텔에서 교수 4명이 단체로 마약을 한다는 제보를 받고 검거를 하러 갔다고 한다. 직원들 도움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침대엔 여자 4명이 앉아있고, 창문 쪽엔 올 누드의 남성 4명이 목에 신문지만 두른 채 있었다더라. 그렇게 4명은 뛰어내려 사망했다"라고 전해 충격을 더했다.

박해준은 '서울의 봄' 촬영장에서 배우로 만나 직접 러브콜을 보냈었다고. 황병국 감독은 "제일 처음 '야당' 출연자로 캐스팅한 배우가 박해준이었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한국 영화 속 형사들을 보면 아저씨 같은 전형적인 형사상이 있지 않나.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저는 기존과 다르게 가고 싶었다. 근데 '서울의 봄' 촬영장에서 박해준을 보니 군복도 너무너무 잘 어울리시고 정말 멋있더라. 이런 배우랑 같이 작업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말을 걸었고 김성수 감독님 몰래 ('야당' 출연을) 제안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 감독은 "아무래도 당시 '서울의 봄' 촬영 중이었던 만큼 (박해준이) 초반엔 반응을 안 주셨다. 저도 프러포즈만 한 거였는데, 좀 시간이 지나고 확답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김금순 섭외에 대해선 "사실 김학남 역할은 애초 성별이 남성인 설정이었다. 우리 영화에 남성 캐릭터가 대다수이니까, 여성으로 바꾸면 어떨까 싶었다. 자료 조사 중 실제로 노원구 상계동 중심으로 마약을 파는 여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역할 이름도 그 사람의 이름 '김학남'을 듣고 따온 거다. 이 인물엔 알려지지 않은 배우로 캐스팅하고 싶어서 단편영화 독립영화를 진짜 많이 봤다. 그러다 김금순의 전작을 봤는데 연기가 진짜 좋더라. 바로 캐스팅 제의를 드렸고, 승낙을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먼저 김금순의 진가를 알아본 것인데, '폭싹 속았수다' 뒤를 이어 선보인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황병국 감독은 "김금순은 극단에서 오래 연기하신 분이다. 잘하는 분은 누가 봐도 보인다. 제가 그저 조금 빨리 본 것일 뿐이고, '폭싹 속았수다' 김원석 감독님은 저보다 며칠 늦게 보신 것일 뿐이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황 감독은 "그리고 여러분이 또 하나 아셔야 하는 게, 마약이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게 절대 아니다. '내 주변 친구가 안 했기에, 나도 안 한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번에 조사를 하면서 그 얘기가 정말 와닿았다. 우린 정말 운이 좋은 거다. 만약 제 주변에 마약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여러분도 마약에 손을 댔을 거다. 마약 하는 사람이 절대 특별하거나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그만큼 일상에 침투해 있다는 뜻이니 더욱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약을 하는 순간 정신병자가 된다. 모르는 사람이 준 음료수는 절대 마시지 마시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