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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거짓말' 감독, 김유정·박진영 극찬.."뜨겁고 진실한 사랑"

김나연 기자
'100일의 거짓말' 감독, 김유정·박진영 극찬.."뜨겁고 진실한 사랑"
유인식 감독 / 사진=tvN

유인식 감독이 '100일의 거짓말'의 연출 비화부터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 향후 관전 포인트까지 직접 밝혔다.

tvN 20주년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연출 유인식·김윤진, 극본 류보리)이 중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유인식 감독이 작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유인식 감독은 3년 전 처음 기획안과 대본 초고를 접했다며 "독특한 설정과 장르에 마음이 끌렸다. 원래부터 시대의 격랑 속에서 펼쳐지는 러브스토리나 레지스탕스가 등장하는 첩보 장르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획안을 읽으면서 가슴속에서 무언가 뜨겁게 번져오는 느낌을 받았다. 장르의 전형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매 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치열한 선택을 하는 인물들이 있었다"며 "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에는 아주 뜨거운 이야기가 완성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경성역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와 소매치기로 등장하는 주인공 이가경(김유정 분)의 설정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기차와 철도는 근대화의 상징이지만 침략과 식민 지배의 수단이기도 했다. 경성역은 일제강점기의 조선, 특히 경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흰 증기와 다양한 언어가 뒤섞이는 공간에서 주인공과 악인이 모두 등장하는 시작이 근사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가경 캐릭터에 대해서는 "재능 있고 똑똑하며 짓궂고 통통 튀지만, 이 땅에서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절망감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며 "기존 시대극과는 다른 방향으로 작품을 이끌어갈 강력한 추진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품의 차별점으로는 첩보와 로맨스가 결합한 장르적 재미를 꼽았다.

유 감독은 "밀정이라는 설정에서 비롯되는 긴장감과 적의 마음을 얻으려다가 사랑에 빠지는 역설적인 상황, 칼날 위에 선 듯 위태로운 연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다"며 "알콩달콩한 로맨틱 코미디 장면도 있고,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첩보 액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어, 영어, 중국어가 뒤섞인 경성을 배경으로 통역생이라는 신분을 가진 주인공들이 활동하기 때문에 외국어로 소통하는 장면이 많다"며 "통역과 첩보가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독특한 긴장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국의 독립이라는 대의를 위해 자신을 던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다. 오래도록 남을 묵직한 감동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우들을 향한 애정과 신뢰도 드러냈다. 먼저 김유정에 대해서는 "반짝이는 기지와 순발력, 능청스러운 연기력, 감출 수 없는 미모까지 이가경을 설명하는 단어들을 나열하면 김유정 배우가 얼마나 이 역할에 잘 어울리는지 느낄 수 있다"고 극찬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가경이 가진 에너지다. 가난과 멸시에도 생기를 잃지 않고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인물"이라며 "실제로 만난 김유정 배우에게도 그런 에너지가 느껴졌다. 예상대로 이번 작품에서 김유정은 불꽃처럼 타오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진영이 연기하는 사토 히데오이자 김태웅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깊이 고민하는 청년이다. 겉으로는 일본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애쓰지만, 내면에는 조선인으로서의 자의식과 번민이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진영 배우는 무척 맑은 눈을 가졌다. 그 눈을 보면 '청춘'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며 "인물이 상처받고 흔들리거나 감동하는 순간마다 눈이 미세하게 떨리고 눈물이 비치는데, 보는 사람까지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허세 없는 깨끗한 연기가 큰 매력"이라고 칭찬했다.

김현주가 맡은 유소란에 대해서는 "가혹한 시련을 겪고 복수만을 생각하며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인 인물이지만, 구국단의 리더로서 사람들에게 믿음과 힘을 주는 성숙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유 감독은 "표정이 많거나 말이 많은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배우 자신에게 설득력 있는 아우라가 필요했다"며 "김현주 배우는 깊고 따뜻하며 진솔한 사람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믿음이 가고 기대고 싶은 느낌이 있다. 오랜 시간 쌓아온 배우의 내면이 그런 깊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무생을 향해서는 "볼 때마다 선이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수트와 중절모 차림으로 서 있는 모습은 누아르 장르의 그래픽 노블 속 한 장면 같다"며 "'이무생 로랑'이라는 별명이 단지 이름 때문에 붙은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감탄했다.

또한 "어느 장면에서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정확한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예상 밖의 신선한 해석을 보여준다. 늘 좋은 긴장감을 불어넣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극 중 최종 빌런인 사토 신이치를 연기하는 진선규는 실제 촬영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진선규 배우는 실제로 만나보니 듣던 대로 유쾌하고 선량한 사람이었다. 현장에 나타나기만 해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배우였다"며 "극 중에서는 극악한 전범을 연기하기 때문에 너무 착하게 보이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편집실 화면에는 욕망과 악의에 불타는 섬뜩한 인간 사토 신이치가 있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몰입한 결과일 것"이라며 진선규의 연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유인식 감독 / 사진=tvN
유인식 감독 / 사진=tvN

향후 전개에 대한 힌트도 전했다. 앞서 방송에서 공개된 조선총독부의 기송관 공사 현장에 대해 유 감독은 "조선총독부 내부에 기송관 시스템이 건설됐다는 것은 실제 역사와는 다른 상상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총독부 청사는 최신 기술을 활용해 일본의 근대화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긴 건물이었다. 미국과 일본에서 사용되던 기송관 시스템을 조선에도 구축하려 했다는 설정에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서양의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첩보전의 소재로도 활용하기 좋다고 생각했다"며 "극 중 기송관 시스템 개통 행사는 총독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중요한 사업으로 등장한다. 매우 긴장감 넘치는 사건의 배경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유 감독은 작품에 담고자 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스무몇 해, 서른몇 해의 짧은 생을 조국에 바친 독립운동가들을 떠올렸다. 그분들은 젊었고 나라를 잃은 책임도,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어야 할 의무도 없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게 됐을까. 그 마음은 무엇이었고, 우리는 과연 그 마음에 공감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드라마가 그 답을 찾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 질문을 마음에 품고 열심히 그려낸 이야기"라며 "주인공들은 살아남기 위해 수많은 거짓말을 하지만 자신의 양심과 사랑 앞에서는 절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뜨겁고 진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분들이 그 뜨거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닿을 수 있다면, 훗날 이 드라마를 떠올릴 때 그 온기로 마음을 덥힐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 7회는 오는 31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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