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이런 참사가 일어났을까. 연출 과정에서 이상함은 못 느꼈을까. 박준화 감독이 '21세기 대군부인'의 역사왜곡 논란에 답한 주요 부분을 모아봤다.
박준화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하 '대군부인') 종영 인터뷰를 갖고 스타뉴스와 만났다.
당초 이날 인터뷰는 '대군부인'이 방영되던 중인 지난 12일 언론 모집과 함께 계획됐다. '대군부인'은 앞서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 역사적 설정 오류 의혹이 있었지만 이때만 해도 13%의 시청률을 돌파하며 그럭저럭 순항으로 막을 내릴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군부인' 종영 직전 회인 11회가 방영된 후 역사왜곡 논란이 급물살을 타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박 감독의 인터뷰 자리는 드라마의 논란을 빼곡히 해명하는 자리가 됐다. 더군다나 '대군부인' 출연 배우 중 주연을 비롯해 아무도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감독은 총대를 메고 해명에 설 수밖에 없었다.
'대군부인'은 이안 대군의 즉위식에서 자주독립국의 상징인 '만세'가 아닌 황제국에 속한 예속국이 썼던 '천세'를 외쳤다고 지적됐다. 또 이안대군은 황제의 신하인 제후가 쓰는 '구류면관'을 착용했다고 지적받았다. 이 외에 성희주가 중국식 다도법을 행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은 고작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 성희주(아이유 분)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최종회는 13.8%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1회에서 '만세' 대신 '천세, 천세, 천천세'는 왜 썼나? 촬영하면서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나?
▶자문한 분이 당시에 같이 있었다. 조선왕조 600년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그런 결과가 나왔다. 즉위식에서 구류면류관 등의 형태가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로 그려진 것 같다. 조선왕조의 즉위식에선 어떤 형태로 행사를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때는 조선왕조가 아닌 자주적인 모습으로 표현하면 어땠을까 싶다.
-이 드라마에 대한 고증 과정은 어떻게 이뤄졌나.
▶고증도 조선왕조의 미술 등을 다루며 조선왕조에 맞췄다. 작가님도 대본을 쓰면서 고증을 계속 받은 걸로 아는데, 이 드라마 안에선 조선왕조 600년이 아직도 유지된다는 설정으로 인해서 지금 우리의 인식과 드라마 속 판타지의 요소가 조금은 다르게 비춰진 것 같다.
-성희주가 극 중 중국식 다도법을 하거나 한복 입기를 거부한 게 '한국 깎아내리기'를 한 게 아니냔 시청자 의견도 있었다.
▶찻잔에 물을 뿌리는 것 때문에 나온 얘기인데, 그 순간의 기능적인 선택이었다. (한복 입기 거부 장면은) 어떻게 보면 전통보다는 혁신적인 걸 좋아하던 사람이 그 간극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했다.

-'대군부인' 처음 시작은 어떻게 이뤄졌나.
▶작가님께서 조선이란 나라에 애정이 되게 많으셨다. 그 안에 본인이 하고 싶었던 왕실 로맨스를 쓰려는 노력을 하셨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6.25나 일제치하 등 힘든 순간이 없던 적이 없는데, 그런 순간이 없었다면이란 설정을 갖고 시작해봤다. (작가가) 조선왕조란 설정 안에서 왕실의 대군과 평민의 여인의 로맨스를 그리고 싶어하셨다. 욕심보단 평범한 일상이 가장 즐거운 게 아닌가란 메시지를 담고 싶어하신 것 같다. 또 아름다운 관계를 그리고 싶어서 이 드라마를 만들게 됐다. 그런데 시청자에 대한 제작진의 설정 정보가 미흡하지 않았나, 좀 더 친절한 정보를 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초기에 아픔에 대한 부분을 행복했던 시기로 표현하고 싶어서 드라마를 만들어왔는데 역으로 제작진의 부족한 부분이 됐다.
-아이유, 변우석 주연 배우들에 대한 연기력 논란은 왜 나왔다고 생각하는가.
▶처음 제가 대본을 봤을 때 들었던 느낌은 극 중 희주가 악녀로 느껴졌다. 이 드라마의 다름은 그 주도적인 면에서 있다고 생각했다. 욕망을 쫓고 본인이 원하는 걸 관철하려는 여자의 모습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이 계약결혼까지 하려고 할 때는 욕망이 극단적으로 표현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시청자들이 느낄 때 불편하거나 세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순간의 감정을 더 강조해서 연기하도록 했다. 촬영할 때 제가 아이유 씨의 연기를 보고 유난히 많이 웃었는데 입체적인 연기를 하고 있다 싶었다. 우석 씨는 일단 연기를 열심히 했다. 제가 보기에도 노력하는 부분이 보였다. 극 중 인물의 위치가 높을수록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기 힘든데, 제가 (변우석에게) '대군이 희주에게 휘둘리는 상황보다는 이성적인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고 촬영했다. 우석 씨는 본인의 연기 안에서 다채로움을 추구하려 했는데 그런 부분을 제가 오히려 막았다. 대군의 슬픔을 담으려 했던 모습을 제가 인정받기 바랐던 것 같다.
-어쨌든 드라마가 13.8%의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시청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드라마를 사랑해 주셨던 분들과 질책해 주셨던 분들에게, 연기자들에게도 깊은 고민과 조심스런 태도로 여러 노력을 했어야 했다.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향후에 봤을 때 불편하실 수도 있는 부분을 (일찍)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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